#최근 모바일을 통해 봄옷을 사려고 했던 A씨는 전자상거래 접속하자 모바일ISP 창이 떴다. 결제를 위한 과정이려니 생각한 A씨는 동의를 눌렀고 결제를 마쳤다. KB국민카드를 이용했는데 다음 달 카드를 해지했다. 하지만 수개월이 지난 후에야 월 550원씩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알게 됐다.
#B씨는 `30만원 이상 신용카드 사용 시 무료로 보험에 가입시켜 준다`는 한 카드사 설명을 듣고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매월 7500원씩 `채무면제상품`으로 빠져나간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해당 카드사에 이의를 제기하자 카드사는 내용 고지를 했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만큼 전액 환불은 힘들다고 했다.
국내 신용카드사가 불완전판매 의도가 높은 상품으로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어 논란이다. 고객이 알아채지 못하는 방법으로 월정액 단위로 돈을 빼가거나, 정액제 알림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소비자 민원이 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안심결제 서비스인 ISP에 대한 고객 불만이 많다. 이 서비스는 VP가 제공하는 결제 서비스로 인터넷상에서는 이용이 무료지만 모바일로 이용하면 월 550원 사용료가 붙는다. 문제는 처음 모바일로 등록해 이용하면 카드 결제가 되지 않아도 소액 통신 결제 형태로 과금한다. 심지어 신용카드를 해지해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결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소비자가 돈이 나가는 것도 잘 알지 못한다.
실제 모바일ISP 등록 시에는 월 550원 과금한다는 설명이 붙는다. 하지만 모바일 결제 과정에서 소비자는 결제 창으로 인식하고 정확한 내용 확인 없이 `예` 버튼을 누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VP는 연간 모바일ISP를 통해 100억원 이상 수수료 수익을 올린다.
비씨카드는 VP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카드사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유료라는 부분을 고지하고 있고 소비자가 선택해 사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는 어불성설”이라며 “일종의 안심보험 형태로 다양한 보장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어 오히려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유료 서비스라는 부분을 감추기 위해 해킹 등 보안 강화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포장한다”며 “비씨카드 주장대로라면 모바일로 결제를 하지 않으면 해킹 등이 이뤄지지 않는데 건별로 과금하는 게 맞는 처사”라고 말했다. 카드를 발급만 해놓고 사용하지 않아도 돈을 부과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이 서비스는 비씨카드와 KB국민카드가 이용한다. 다른 카드사는 이 같은 유료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채무면제, 유예상품 명목의 불완전 판매도 급증세다.
신용카드사가 판매하는 `채무면제·유예상품`이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텔레마케팅 방식을 통한 비대면 거래로 이뤄지면서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은 신용카드회사가 매월 회원으로부터 결제금액 0.03%정도 수수료를 받고, 사망·질병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카드채무를 면제하거나 결제를 유예하는 상품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채무면제·유예상품 관련 소비자상담 544건을 분석한 결과, 상품가입 동의의사 확인 미흡(50.2%), 수수료 등 주요 거래조건 설명 미흡(15.3%), 무료서비스로 알았으나 수수료 부과(13.8%) 등 `불완전판매 관련 불만`이 79.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