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31일(현지시각) `아이폰SE`를 1차 출시하며 스마트폰 대전에 가세한다. 1차 출시국은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호주, 중국, 일본 등 12개국이다. 한국은 루마니아 및 에스토니아 등과 3차 출시국에 포함돼 4월 초 사전주문, 중순 이후 배송이 시작될 전망이다.
아이폰SE는 2014년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출시 이후 애플이 1년 반 만에 다시 내놓는 4인치 제품이다. 아이폰6S 성능에 아이폰5S 외관을 입혔다. 가격은 16GB 399달러(약 46만원), 64GB 499달러(58만원)이다.
애플은 40만~50만원대 중저가 제품으로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성장 국가들을 노린다.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신제품이 없는 1~2분기 안드로이드 시장에 대응한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예약판매가 시작된 국가에서 애플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SE 예약 주문이 340만대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아이폰SE가 최다 1500만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4인치 아이폰 사용자가 2억명으로 추산된다는 것도 아이폰SE에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온라인 미디어 매셔블은 “아이폰SE의 여러 요소 가운데 가장 확실한 것은 399달러라는 가격”이라면서 “이는 굉장한 경쟁력”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대부분의 400달러 안팎 제품이 최신 칩과 카메라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폰SE의 가성비를 높게 평가했다.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뽐뿌를 비롯한 온라인 사이트에는 아이폰SE 직접 구매 관련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 사용자는 미국에서 직접 구매, 국내에서 사용하는 방법을 문의했다. 중저가폰인데도 갤럭시S7과 G5, 아이폰SE를 비교하는 사용자도 적지 않다.
조금이라도 빨리 아이폰SE를 구매하려는 고객을 위해 구매대행 업체도 등장했다. 해외 직구 사이트인 3KH는 아이폰SE 구매 대행을 시작했다. 휴대전화 자판기 업체인 폰플러스컴퍼니도 홍콩판 출시 제품으로 구매 대행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불고 있는 중저가폰 바람이 아이폰SE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갤럭시S7, G5와는 타깃층이 다르지만 세 제품 사이에서 고민하는 고객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가 대화면에 익숙해져 있어서 4인치 제품 판매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