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비행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항공금융`에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 감소에 대응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해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캐피털 등 제2금융권은 항공금융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항공금융은 투자자가 항공사에 일정 기간 리스(임대)형태로 항공기를 제공하고 리스료(임대료)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긴다. 연 3~4%대 이상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된다.
SBI저축은행은 에미레이츠항공, DHL, 싱가포르항공 3곳이 임대료를 내는 항공금융 3건에 참여해 연 8% 수익을 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국내에 항공기 투자가 막 시작된 지난 2013년 선제적으로 항공금융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4년 흑자 전환 성공에도 항공금융을 비롯한 투자은행(IB)부문 강화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더 이상 신용대출에만 국한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항공금융은 담보가 확실하고 수익률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은 높지만 블루오션으로 생각하고 사업 확장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OK캐피탈도 소규모 지분투자 방식으로 에미레이츠항공에 50억원가량을 투자했다. 앞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 일환으로 관련 사업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저축은행도 항공금융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현대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서 좋은 제안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도 항공금융 투자 참여를 본격화했다.
우리은행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주정부가 소유한 에티하드항공 항공기금융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에티하드항공이 구매하는 중고 여객항공기 6대를 담보로 총 7000만달러를 4년 6개월 만기로 대출했다. 이번 항공기금융은 총 1억6500만달러 규모로 아랍에미리트 현지 은행 등 다양한 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은 보다 적극적으로 직접 거래를 주선해 투자자를 모아 항공금융에 뛰어들었다. 세계 항공기 리스사 에어캡이 조달한 1억달러 보잉787-9 신형 비행기 구입에 KEB하나은행이 4000만달러를 투자했다.
IBK기업은행과 증권사 등 몇몇 금융사도 각각 2000만달러씩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항공금융은 차주만 있다면 담보가 확실하고 분할상환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처 발굴에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올해부터 항공금융 시장 진출을 목표로 계획을 준비 중이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