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메커니즘을 설명해온 생물학계 기존 학설을 뒤집은 단백질 분석기술이 나왔다. 더 정밀한 분석으로 기존 분석 방법의 오류를 해결한 것이다. 향후 암 같은 난치성 질환 진단과 맞춤형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류성호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분자 하나의 변화까지 정밀하게 보는 실험방법을 개발해 암 관련 세포막 단백질 변화와 작동 방식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분자 하나가 변할 때 반응을 항체로 잡아내고, 이를 형광물질로 표시해 현미경으로 볼 수 있게 만든 심블럿(SiMBlot) 방법을 고안했다.
생명체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려면 신호가 제대로 전달돼야 한다. 암, 당뇨 같은 난치성 질환은 세포막 관련 신호전달 체계 이상으로 나타난다. 세포 간 신호전달 중심 결정기구를 `세포막 수용체`라 하는데 이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질병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의 첫걸음이다.
세포 내 신호전달 메커니즘 중 가장 빠르고 대표적인 작동 메커니즘은 분자 변형이다. 분자 변형은 같은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해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없었다.
기존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 연구의 분석상 오류를 피하려면 단일 분자 수준에서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단백질 분자의 특이 결합을 활용한 단분자 영상기술인 심블럿을 개발해 단일 분자 수준의 분석을 가능하게 했다.
그 결과 그동안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세포막 수용체(EGFR)는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단일분자 변형으로 일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심블럿 기술은 향후 질병 관련 신호전달 체계 작동원리를 밝혀 적절한 맞춤형 치료제를 선정할 수 있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24일자에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