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I, 농약살포 드론 2000만원대 국내 출시…국산 3분의 1 가격

중국 DJI가 농약살포용 드론을 국산보다 60% 저렴한 200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국내에 출시한다. 가격이 저렴해도 성능이 뛰어나고 첨단 기능까지 탑재했다. 중국산 제품이 촬영용에 이어 농업용 드론 시장까지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DJI 아그라스 MG-1
DJI 아그라스 MG-1

3월 31일 업계에 따르면 DJI는 농약살포용 드론 `아그라스(Agras) MG-1` 국내 수입사(딜러)로 오토월드(대표 최영주)를 선정했다. 오토월드는 서울 구로구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제품 상설전시장을 마련했다. 기체 1대, 배터리팩 4개, 충전기 1개, 조종기 1개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을 부가세 포함 2000만원 초반대로 책정했다. 이르면 4월 중에 출시한다.

아그라스 MG-1 국내 출시에 따른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가격이 국산 제품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산 농약살포 드론은 가격이 6000만~7000만원대다. DJI는 팬텀, 인스파이어 시리즈를 앞세워 국내 드론 시장을 장악했다. 촬영용 드론에 이어 농업용 드론도 `대공습`이 시작되는 셈이다. DJI는 세계 민간 드론 시장 70%를 점유한 1위 업체다.

DJI 아그라스 MG-1
DJI 아그라스 MG-1

아그라스 MG-1은 가격이 싸면서 성능도 뛰어나다. 총 8개 프로펠러(로터)로 안정된 비행 능력을 갖췄다. 10ℓ 용기에 10㎏ 농약을 싣고 비행한다. 모터 하단 노즐이 로터 하강 기류를 이용, 약제를 고르게 분사한다. 기체는 팔 부위를 접어서 보관 및 운반할 수 있다.

10분이면 4000~6000㎡ 농지에 방제 작업을 할 수 있다. 비행 속도와 분사 속도를 통합 제어, 분사량을 유지한다. 마이크로웨이브 레이더가 기체 아래 지형을 실시간 감지한다. 지형 높낮이에 따라 최적 분사량을 조절한다.

DJI 아그라스 MG-1
DJI 아그라스 MG-1

`스마트 메모리` 기능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방제 작업 도중에 약제가 떨어져서 출발지로 귀환하면 살포 중단 지점 좌표를 기억한다. 약제를 보충해 다시 이륙하면 살포 중단 시점으로 정확히 이동한다. 배터리를 분리해도 일정 시간의 좌표 기억을 유지한다.

국산에 비해 적은 약제 탑재 용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이다. 국산 농약살포 드론은 최대 16ℓ까지 농약을 실을 수 있다. DJI 제품은 탑재 용량이 다소 적지만 이에 따른 불편은 최소화했다.

오토월드 관계자는 “MG-1은 중국 본사와 유사한 시기에 판매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선적과 통관, 인증 시간 때문에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출시 시기를 확정할 수 없지만 4월 중에 선적하면 출시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월드가 전시한 DJI `아그라스 MG-1`
오토월드가 전시한 DJI `아그라스 MG-1`

아그라스 MG-1은 1주일 전에 중국 내 판매가 시작됐다. 한국 판매와 사후서비스(AS)는 당분간 오토월드가 전담한다. 오토월드는 본사를 포함한 전국 8개 판매망을 갖췄다. 5개 서비스센터도 마련했다.

팬텀, 인스파이어 등 다른 DJI 제품과 달리 한국지사인 DJI코리아가 판매 및 서비스에 관여하지 않는다. 오토월드 외 다른 수입·판매사도 아직 없다. 이 같은 단일 딜러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DJI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오토월드가 단일 딜러십을 갖고 DJI코리아는 판매와 서비스에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딜러십 확장에 관한 향후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에 농업용 드론 시장이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국산 제품만으로는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면서 “DJI 제품이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하면 국내 드론 업체의 위기감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