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태스크포스(TF) 조직인 `정보통신기술(ICT)전담팀`을 확대한 `지식재산권심사과` 신설을 추진한다.
복잡·다양해진 ICT 분야 불공정행위 대응이 목적이다. 지재권심사과가 신설되면 특허관리전문회사(NPE)나 글로벌 ICT 기업의 특허권 남용에 따른 우리 기업의 피해 예방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5일 정부에 따르면 공정위는 시장감시국 아래 지재권심사과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TF 형태로 구성해 운영되고 있는 ICT전담팀을 확대·상설 조직화한다.
공정위가 ICT 분야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는 상설 조직 신설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CT 산업 성장과 함께 불공정행위가 늘어난 현상을 반영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지난 2014년 말 취임 이후 ICT 분야 불공정행위 감시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공정위는 이미 한 차례 행정자치부에 지재권심사과 신설을 요청했다. 지난해 ICT 전담팀 구성 단계부터 상설 조직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는 조직 확대의 필요성을 인정했지만 과 신설까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부처 직제 개정으로 공정위에 글로벌 ICT 감시, 제약사 독과점 감시를 전담하는 인력 2명을 보강했다.
지재권심사과 신설 재추진은 ICT전담팀이 맡은 퀄컴, 오라클 관련 조사 성과와 글로벌 지재권 남용 확산 등이 맞물려 있다.
공정위는 ICT 분야 불공정행위가 워낙 복잡·다양한 데다 글로벌 기업이 관련된 사례가 많아 감시·제재에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TF인 ICT전담팀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전문성과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ICT전담팀 소속 인력은 10명이지만 전담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 공정위 사무처장(1급)이 팀장직을 맡고 시장감시국장, 시장감시국 소속 과장 3명(시장감시총괄과, 서비스업감시과, 제조업감시과)이 업무를 겸직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ICT는 전문 분야여서 미리 전문성을 갖추고 준비해야 제대로 대응할 수 있다”면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관련 과에서 업무를 맡는 형태로는 전문성 확보가 어렵고 처리에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글로벌 ICT 사건은 유독 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마이크로소프트(MS) 컴퓨터 프로그램 끼워 팔기 건은 2001년 신고된 후 약 5년이 지난 2006년 제재 여부를 확정했다. 2006년 조사에 착수한 퀄컴의 시장 지배력 남용 건도 2009년에서야 최종 결론이 났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지재권심사과 신설 추진은 업계 입장에서 환영할 일”이라면서 “특허권을 남용해 국내 ICT 기업을 공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공정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각 부처에서 조직 신설 등에 관한 의견을 받는다”면서 “아직은 공정위 의견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 ICT전담팀 현황과 지식재산권심사과 구성 예상도(자료:공정거래위원회 등)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