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 IT시스템 구축에 중추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KT와 IT시스템 구축을 두고 주도권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모바일뱅크 `위비뱅크`를 만든 경험과 노하우를 K뱅크가 시장에서 정착하는 동안 전수하겠다는 의지다.
5일 이 행장은 기자와 만나 “향후 3년간 우리은행이 K뱅크 IT시스템 구축을 주도적으로 맡아 위비뱅크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며 “최근 K뱅크로 간 직원 20여명이 은행 전산과 상품을 만든 경험들을 K뱅크에서 잘 살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우리은행은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유일한 은행이다.
K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사인 KT와 우리은행 자회사, 뱅크웨어글로벌 등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에 나섰다. 통신시스템 설계·구축하는 회사인 KT DS, 보안시스템 업체 인포바인, 민앤지 등 다수 컨소시엄 참여자들이 시스템 구축에 참여한다. 이 중 은행업 경험이 있는 우리은행이 주축이 되어 K뱅크 출범 전후 IT구축·운영 및 전산센터를 도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월 우리은행과 우리FIS에서 인력 20여명이 선발돼 K뱅크에 투입됐다. 우리 FIS를 주축으로 7명 안팎의 인원을 구성해 `K뱅크추진단`도 꾸렸다.
또 최근 우리은행 IT자회사인 우리 에프아이에스(FIS)는 K뱅크 IT시스템 구축에서 총괄사업자인 프로젝트 매니저(PM)을 맡았다.
이와 더불어 김석기 우리FIS 부장이 K뱅크 최고정보책임자(CIO)로 결정되면서 IT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은행이 중심이 되어 K뱅크 IT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대해 KT가 이견을 보여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우리 FIS 고위관계자는 “KT와 관련 내용에 대해 현재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개발 뿐 아니라 위탁 운영하는 부분에 있어서 (우리은행이)도맡았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KT는 금융 전산시스템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지만 우리은행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비롯해 뱅킹시스템 구축에 상당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IT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내 출범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K뱅크가 올해안에 서비스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은행 IT부문 관계자는 “은행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하는 데 2년 이상 걸린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든 부분을 새로 구축해야하기 때문에 전산시스템을 완료하고 영업을 실제로 시작하려면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