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네트워크 장비시장 점유율 4위인 브로케이드가 무선랜 시장 3위인 루커스와이어리스를 인수한다. 두 회사가 가졌던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합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면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는 `시스코, HPE아루바 아성`에 넘보는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브로케이드는 루커스를 현금과 주식 거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12억달러(한화 1조38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HP가 아루바네트웍스를 인수했던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브로케이드가 루커스와 합치면서 몸집을 불렸다. 시스코·HPE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업계에서는 시스코와 HPE아루바에 이어 브로케이드가 전체 네트워크 시장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업 영역이 서로 달랐던 만큼 조직 변화는 거의 없을 전망이다. HP 네트워킹 사업부와 아루바가 합쳐질 당시에도 큰 조직 개편이 없었다. 이용길 브로케이드코리아 대표는 “세부 방향이 나오려면 2~3개월은 지나야 될 것”이라며 “두 회사 모두 독자 사업 영역을 갖춘 만큼 (조직의) 큰 흔들림을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호 루커스와이어리스코리아 대표는 “브로케이드와 루커스가 합쳐지면서 시장에서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는 회사가 새로 등장했다”며 “여러 네트워크 회사가 자사에 없는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기 위해 다른 회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브로케이드는 유선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미국 IHS 연구소에 따르면, 시스코·HPE아루바·화웨이와 함께 세계 4위권 네트워크 회사다. 국내에서는 스토리지영역네트워크(SAN) 제품으로 유명하다. 브로케이드 국내 SAN 시장점유율은 80%에 육박하다고 본다. 루커스는 와이파이 액세스포인트(AP) 등 무선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에 강하다. 국내외 시장에서 시스코·HPE아루바에 이은 무선 네트워크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브로케이드가 루커스를 합병한데는 최근 네트워크 업계 불고 있는 유무선 통합 바람과 맥을 같이 한다. 기존 네트워크 전문 기업은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다. 시장에서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려는 요구가 커지면서 인수합병(M&A)과 기술 제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회사가 특정 영역에서 가진 기술력을 합쳐 통합 네트워크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HP가 아루바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HPE아루바는 HP 네트워킹(HPN) 사업부가 분리돼 아루바와 합쳐졌다. 당시 인수 가격은 27억달러다. 아루바는 무선네트워크 강자로 루커스 경쟁사기도 하다. HPE 아루바는 두 회사 제품 포트폴리오와 결합해 유·무선 통합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HPE아루바가 시스코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고 평가한다.
브로케이드는 인수 건을 회계연도 2017년 1분기 비일반회계기준 수익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브로케이드 내에서 루커스 조직 운영은 셀리나 로 루커스 CEO가 맡는다. 로이드 카니 브로케이드 CEO에게 직접 보고한다는 체계를 갖춘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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