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원 차이나페이, 삼성 vs 애플 경쟁 무의미...알리바바가 먹이사슬 포식자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페이(Pay) 서비스에 나섰다. 벌써부터 삼성과 애플 중 400조원대 시장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가 하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지와 국내 모바일결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경쟁상대로 삼아야 할 최대 라이벌은 애플이 아닌 알리바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페이가 압도하고 있다. 삼성페이가 중국 현지에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그룹 유저를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은 알리페이가 압도하고 있다. 삼성페이가 중국 현지에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알리바바그룹 유저를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다.

전자신문이 국내 은행과 카드사 등 12개 스마트금융부 총괄 임원을 대상으로 삼성페이 중국 성공 가능성과 해결 과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이 나왔다.

국내에서 삼성페이와 협력하고 있는 상당수 금융사들도 `갤럭시 스마트폰 보급과 온라인 결제 시장 유저 확보`를 최대 선결과제로 꼽았다. 삼성페이를 위협하는 최대 라이벌로는 애플이 아닌 알리바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90%이상이었다.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은 2011년 12조원, 2012년 24조원을 거쳐 2014년 약 350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중국 2200조원 규모 전자상거래 시장의 15.9%, 4000조원 중국 소매시장 8.7%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삼성페이를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보급률 저조와 온라인 기반 프로모션 등 마케팅 활용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자결제 시장 70% 이상을 쥐고 있는 알리바바의 공격 마케팅을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알리페이 점유율이 77.2%에 달했다. 중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전자결제 시스템이다.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시스템, 엄청난 할인과 혜택을 주는 중국인 성향에 맞춘 프로모션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인 대부분은 모바일결제 주된 목적이 온라인 쇼핑이다. 알리바바 주요 플랫폼은 타오바오, 티몰 등 온라인 쇼핑몰이다, 쇼핑몰과 결제서비스 간 연계가 중국 차이나페이를 움직이는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리페이 사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삼성페이, 애플페이 모두 `중국 철수`라는 최악 상황도 점쳐진다.

금융 전문가들은 삼성페이가 해결할 선결과제로 중국 현지 온라인 사업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엇비슷하게 현지 금융사를 끌어들이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은 물밑으로 대중평점, VIP닷컴, 당당왕, 이다오택시, 차이나항공 등을 흡수했거나 작업을 추진 중이다. 삼성페이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온라인 사업자를 조기에 끌어들여야 소비자 유입 효과를 볼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장 범용성만을 놓고 보면 삼성페이 약진이 기대되지만, 장기전에 돌입하면 중국 현지에서 삼성 스마트폰 보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조기에 사용자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시장 선점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중국 현지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중국 현지 시장을 잡기 위해 중저가폰 보급과 함께 중국인 결제 습관에 맞는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마케팅, 젊은 유저를 흡수하는 세가지 전략이 융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페이 협력 카드사 관계자도 “알리페이는 매달 28일 100여개 슈퍼마켓에서 20% 할인, 텐페이는 결제 시 5위안 할인과 5위안 적립 등 파괴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에서 삼성페이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한 사례가 별로 없고 결제 편의성만을 강조한다면 중국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하늘 이베스트투자증권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결제 서비스가 90.7%를 차지하는 등 보편화된 결제수단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 습관 전환에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며 “삼성페이가 편리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라는 기본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것 외에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은 만큼 중국에서는 쿠폰, 할인 적용 등 부가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