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고려대-순천대 "플렉시블 투명 디스플레이 전극 2~3년내 상용화"

ETRI에서 개발된 은 나노와이어의 제작 과정.
ETRI에서 개발된 은 나노와이어의 제작 과정.

국내 연구진이 플렉시블 투명 디스플레이용 전극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2~3년 내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학·연 공동 연구로 은(Ag) 소재를 이용한 투명전극 제조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연구는 주병권 고려대 교수, 곽준섭 순천대 교수, 홍찬화 ETRI 나노인터페이스소자연구실 연구원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연구진은 기존의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사용되는 인듐 주석산화물을 대체할 소재로 은 나노와이어에 착안했다. 인듐 주석산화물은 비싸고 유연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에 은은 전기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다. 지름이 작아 네트워크 구조의 투명전극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은 나노와이어는 와이어 간 접촉 저항이 높고 분산공정 기술이 미흡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를 연구진이 전자빔을 이용,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 머리카락 두께의 3000분의 1인 27.5㎚ 선폭 나노와이어에 전자빔을 쏴 89%의 고투과성과 플라스틱 투명 소재로는 면 저항이 낮은(50Ω/sq) 특성을 띠는 전극을 제작했다.

제조 과정에서 연구진은 또 송풍건조공정(air-dry process)을 개발, 적용했다. 송풍건조 공정은 열풍을 이용, 은 나노와이어를 기판에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공정이다.

홍찬화 ETRI 연구원이 은(Ag) 나노와이어가 담긴 유리병과 은(Ag) 나노와이어 투명전극 유리기판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홍찬화 ETRI 연구원이 은(Ag) 나노와이어가 담긴 유리병과 은(Ag) 나노와이어 투명전극 유리기판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주 교수는 “금속 나노 소재의 전기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라면서 “각종 디스플레이 및 터치패널, 휠 수 있는 소자 전극으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연구원은 “인듐주석산화물(ITO)을 대체 가능한 금속 나노와이어 투명전극을 간단하면서 빠른 시간에 만들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유리기판에 제조된 은 나노와어어. 가운데 투명하게 보이는 사각형이 제조된 결과물이다. 크기는 2x 2cm.
유리기판에 제조된 은 나노와어어. 가운데 투명하게 보이는 사각형이 제조된 결과물이다. 크기는 2x 2cm.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인듐주석산화물(ITO)를 대체하려는 추세 속에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 개발이 지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그 예로 그래핀(Graphene), 탄소나노튜브(CNT), 메탈메시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으로 금속나노와이어가 차세대 투명전극 소재로 각광 받고 있다. 은 나노입자 표면은 여러 가지 결정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의 반응성 차이를 이용, 길쭉한 와이어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이를 은 나노와이어라 한다. 은 나노와이어는 증착이 아닌 인쇄공법 적용이 가능하다. 경제성이 있으며 곡면 제작이 가능,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하고 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