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긴 깜짝 잠정 실적을 내놓았다.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은 것은 올레드TV와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 호조, 환율 효과가 복합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말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G5` 판매 효과가 더해지면 2분기 실적은 1분기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LG전자 잠정실적 발표는 처음이다.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의미다.
LG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으로 연결기준 매출 13조3621원, 영업이익 5052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201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거둔 최대 실적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5.5%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 매출은 8.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4.8% 증가했다.
1분기 실적은 증권업계가 예측한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4조818억원, 영업이익 4266억원이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1분기 출시한 올레드 TV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에 힘입었다.
사업본부별로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가 1분기에서 실적을 견인했다. 트윈워시 세탁기, 디오스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늘었다. H&A 사업본부 영업이익은 34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는 올레드 TV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18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레드 TV가 시장에서 자리 잡으면서 판매량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올레드 TV 판매량이 전년 대비 190% 늘어난 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TV사업은 패널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HE와 H&A 사업본부 모두 환율 효과로 인한 영업이익 상승 효과도 누렸다.
휴대폰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1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신제품 출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3월 말에 출시한 G5 글로벌 매출은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된다. 양질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LG전자가 역대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G5 흥행이 지속되면 MC 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이 점쳐진다. G5는 국내 출시 초기 판매량이 전작 G4의 두 배 이상이다. G5 글로벌 판매량 역시 G4 총 판매량 550만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200만대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프리미엄 가전 판매 역시 2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초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으로 새로 선보인 `LG 시그니처` 판매 실적도 2분기부터 반영된다. 초프리미엄 제품인 만큼 수익성 개선과 LG전자 제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향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HE와 H&A 상승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TV는 6월 `유로 2016`과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판매가 확대될 전망이다. H&A는 기존 세탁기와 냉장고에 이어 에어컨 계절 특수도 가세한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TV는 짝수 해 효과와 대형 스포츠 이벤트 효과 등으로 2분기 판매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G5가 초반 판매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면 최고 실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가운데 두 번째로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잠정 실적 공시는 실적에 따른 주가 변동 등 시장 불확실성을 줄이고 투자자들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잠정 실적 발표에 이어 이달 말 사업본부별 상세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억원, 자료:LG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