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을 보완하라는 업계의 요청을 수용할 전망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12일 가이드라인 관련 업계 대표와 의견을 나눈 뒤 이같이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아침 서울 광화문 인근 식당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업계 대표와 비공개 회의를 열었다.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과 관련, 방통위원장이 업계 대표와 만난 것은 처음이다. 네이버는 윤영찬 부사장, 카카오는 홍은택 부사장이 참석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가이드라인 초안 공개 후 인터넷업계의 반발이 잇따르자 업계 대표와의 만남 자리를 마련했다. 업계는 이용자가 회원탈퇴, 회원정보 분실 등으로 자기 게시물을 직접 삭제하기 어려운 때는 사업자 역시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힘들다며 반대했다. 가이드라인 시행이 업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우려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도 업계는 본인확인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는 “이용자 본인 확인은 본인이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본인이 증명하는 쪽으로)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용자 본인 확인이 어려운 경우는 사업자가 접근배제 요청을 반려할 수 있다는 점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회동 후 본지 기자와 만나 “업계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고 인터넷업계에 적극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였다”면서 “생각이 서로 다르던 부분이 거의 다 정리됐다. 합의된 가이드라인은 늦어도 5월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잊힐 권리 가이드라인은 이용자가 과거 인터넷에서 작성·게시한 글, 사진, 동영상의 삭제를 돕는 규정이다. 방통위는 `인터넷 자기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 이름으로 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날 열린 전체회의에서는 일부 내용을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이호준기자 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