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에 공개될 2세대 애플워치 두께가 절반으로 줄어든다. 전체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두께가 얇아지면서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후방 산업계는 애플이 요구한 두께를 맞추기 위해 막바지 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세대 애플워치용 핵심칩 패키징을 스태츠칩팩, ASE, 앰코에 맡겼다. 1세대 제품 핵심 칩은 대만 패키징업체 ASE의 자회사 USI가 단독으로 수주했지만 2세대에서는 공급사가 다변화됐다. 애플은 이들 업체에 SiP(System in Package) 형태의 애플워치 핵심 칩 `S2`를 패키징으로 맡기고 두께는 0.4㎜로 줄여 줄 것을 요구했다. 1세대 애플워치에 탑재된 S1 칩 두께는 1㎜가 넘었다.
지난해 이 같은 요구를 받은 패키징업계는 `불가능하다`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자사가 보유한 갖가지 기술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후 패키징 업계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기술 과제를 풀어냈다. S2 SiP 내에 적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은 두께가 60마이크로미터(㎛)로 얇다. 일반 A4 종이용지 두께가 약 80㎛인 점을 고려하면 종이보다 얇은 PCB를 S2 SiP에 넣은 것이다. 기존 제품에 들어간 PCB 두께는 200㎛가 넘었다. 국내에선 삼성전기, LG이노텍, 심텍이 이처럼 얇은 PCB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핵심 칩 패키지를 포함한 모든 부품을 최소화해 워치 제품 두께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1세대 애플워치 두께는 약 10.5㎜다. 반도체 패키징업계 전문가는 신형 애플워치 제품 두께는 5~6㎜ 수준으로 매우 얇아진다고 설명했다. 애플워치가 `다소 두껍다`는 소비자 불만은 신제품이 출시되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추후 출시될 3세대 제품에는 몰딩 기법을 활용, PCB를 아예 제외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2 SiP에는 애플이 자체 설계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뿐만 아니라 D램, 낸드플래시, 각종 모션 센서, 터치 컨트롤러, 무선랜·블루투스·NFC 무선통신칩, 무선충전, 오디오앰프 칩 등이 집적된다. 하나의 PCB 위로 수십여 개의 개별 칩과 수동소자가 붙어 있는 형태다. 기존의 S1과 마찬가지로 전자파간섭(EMI)으로 인한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EMI 차폐 기술도 적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6월 신형 애플워치를 공개하지만 예약판매를 진행할 것이어서 아직 패키징업체가 수율을 끌어올릴 시간 여유가 있다”면서 “애플의 혁신 패키징 기법은 추후 후발 완성품 업체들이 그대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