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진흥공단이 정책자금을 수혈받은 중소기업 상장으로 주가 수익 `대박`을 거뒀다. 단순 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중견·중소기업 수요를 반영한 금융솔루션 확대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중진공에 따르면 투·융자복합금융(성장공유형대출)을 받은 9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 중 8개 기업에서 중진공이 투자상환으로 얻은 수익만 132억원이 넘는다. 대부분 2억에서 10억원 이하 투자를 받았던 기업이다.
중진공은 최근 3년간 1000개 기업에 성장공유형 대출을 제공했다. 2013년 53개사(421억원), 2014년 40개사(309억원), 2015년 38개사(282억원)에 자금을 지원했다.
현재 재생바이오기업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이하 파마리서치)는 작년 7월 상장 이후 주가가 폭등하면서 중진공이 가진 지분을 매각하면 200억원 상당의 시세 차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01년에 설립된 파마리서치는 바이오제약회사로 연어에서 추출한 물질로 피부 재생에 필요한 필러 등 원료를 개발, 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사다. 매출액은 374억4370만원, 당기순이익은 128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1.2%, 45.5% 증가했다.
중진공이 보유한 파마리서치 지분은 보통주 30만4194주로 3.21%다. 정상수 파마리서치 대표(41.12%)에 이어 네 번째로 주식이 많은 주요 주주다. 12일 기준 파마리서치 시가총액은 6115억원이다.
중진공은 정책 지원이 필요한 우수 중소기업에 낮은 이율로 자금을 장기간에 빌려주는 공공기관이다. 수출, 고용창출, 시설투자 중소기업에 자금을 우선 지원한다.
하지만 바이오·항공산업 등 연구개발(R&D)과 제조시설 확보에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부채 비율이 높아 기존 융자모델로 투자가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중진공은 기업 성장단계에 맞는 성장공유형 대출로 기업에 운전자금 및 시설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투·융자복합금융은 기술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에 중진공이 투자하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창업투자회사(벤처캐피탈)가 선투자하지 않은 기업이 대상이다. 다른 중진공 장기 저리 융자사업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 리스크를 감당하는 대신 수익률이 높다.
중진공은 기업에 전환사채(CB) 인수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CB는 일정 조건에 따라 발행한 채권으로 전환 전에는 사채로서 확정이자를 받을 수 있고 전환 후에는 주식으로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기존 은행 문턱이 높은 중소기업이 CB를 이용하고 이후 주식으로 전환한다.
신동식 중진공 융합금융처장은 “성장공유형 대출은 미래 성장가치가 우수한 기업에 민간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기술성과 사업성이 우수한 기업을 중점 발굴해 후속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성장공유형 대출의 코스닥 상장 등 회수 현황 (단위:백만원)>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