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3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은 고사하고 원내 다수당의 위치를 더민주에 내줬다. 집권 여당이 참패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민의당은 호남 `맹주`를 갈아치우는 `녹색 바람`을 일으키며 제3 교섭단체로 등극했다. 16년 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다.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결과 더불어민주당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집계됐다.
당초 160석 확보를 예상했던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박근혜 정권심판론이 표 결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정국운영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산업구조 개편,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 동력도 힘이 빠지게 됐다. 박 대통령 레임덕이 조기 가시화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약세가 예상되던 더민주는 3자 구도를 극복하고 수도권에서 선전, 제1 야당을 넘어 원내1당으로 등극했다. 총선 승리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당내 기반과 지휘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호남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빠질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38석을 확보하면서 제3 교섭단체를 형성하게 됐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제3당 지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입법, 정책 현안 등을 두고 각 당과 전략적 공조·연대 등을 통해 정국 흐름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차기 야권 대선주자로서 가속페달을 밟게 됐다.
새누리당은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야권 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 속에 총선이 치러졌는데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선 패배를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무성 당 대표 책임은 물론 친박과 비박계 간 갈등으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의 복당 논의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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