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16년 만에 `여소야대` 구도로 짜여지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입법 활동에 관심이 쏠렸다. 15개월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수출절벽`을 극복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한 입법만큼은 여야를 뛰어넘은 초당적 협력이 요구된다. 신산업을 육성하고 위기를 맞은 주력 산업을 재편해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다. 20대 국회 지형상 분배와 경제민주화로 힘의 균형이 쏠릴 수 있지만, 산업구조 고도화만큼은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강하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미래 신성장동력 육성을 10대 핵심 공약에 모두 포함시켰다는 점은 일단 긍정적이다. 양당은 현 산업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신산업을 육성해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공통 인식을 갖고 있어 국회에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 제값받기, 성과공유제 등 경제 민주화 이슈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향점이 같아 사안별로 3당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다.
19대 국회에서는 양당 구도와 국회선진화법을 기반으로 정부·여당이 추진한 경제활성화 법안이 대부분 발목 잡혔다. 하지만 3당 구도로 재편된 20대 국회에서는 변화 가능성도 엿보인다. 관건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된 국민의당 선택이다.
오는 8월 시행되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활용한 과잉공급 업종 구조조정도 20대 국회에서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추후 구성될 사업재편 계획 심의위원회에서 야당 몫으로 할당될 위원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수출 부진 장기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과잉공급 업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회에서 경제 민주화와 경제 활성화가 충돌하면,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을 위한 국민의당 캐스팅보트 역할과 당을 초월한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산업·정책 전문가가 대거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자 산업계와 협회·단체는 반가움을 표했다. 산업계 발전과 변화를 이끌어 주길 당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과 기회가 열린사회를 만드는 데 국회 책무가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자유와 창의 정신을 마음껏 살리고 국민이 더 많은 일자리 기회를 찾아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선진제도 구축에 힘써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0대 국회가 경제난 극복에 최선을 다해주길 요청했다.
전경련은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우리 경제 저성장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제 활력을 제고하고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초당적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게임업계 출신의 20대 국회 입성에 게임산업계도 반가움을 표했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게임인연대 대표)는 “게임업계는 김병관 전 웹젠의장의 국회 입성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업계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게임 셧다운제 폐지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게임중독법, 게임인 처우개선, 게임의 문화 산업화를 위해 적극 힘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관계자는 “20대 총선 결과 과학기술계 출신 후보가 20대 국회에 입성하게 돼 매우 고무적”이라며 “직접 과학 기술 현장을 뛴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국회에 입성한 만큼 과기계 정년연장 문제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인 과학 정책을 세울 수 있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측은 “20대 국회에서는 선순환 벤처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며 “2017년에 만료되는 한시법인 벤처특별법의 발전적 개편을 통해 벤처기업 지속 성장과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근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제활성화법을 19대 국회 남은 임기 혹은 20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20대 국회에 SW 제값 주기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절감의 대상으로 인식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풍연 상용SW협회장은 “상용SW 라이선싱 대가 시장이나 패키징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한 현실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제 가격을 주고 지식재산권을 보장해줬으면 좋겠다. 많은 SW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무협협회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내 기업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라는 것이다.
협회 측은 “20대 국회가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협력의 정치를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과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앞당기는 데 힘써 주기 바란다”며 “세계경제 부진 장기화와 대내외 무역환경의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경제활성화법으로 우리 경제가 역동성 회복과 안정적 성장을 지속하도록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핀테크협회 초대 회장으로 내정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핀테크가 소수 대형기업에 집중되는 것보다 보다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키워갈 수 있도록 20대 국회에서 규제 완화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양종석 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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