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새누리당에 몽둥이를 들었다. 4·13 총선에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특히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전체 의석(122석)의 3분의 1도 확보하지 못했고, `텃밭`인 영남에서도 65석 가운데 20석 가까이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 내줬다. 원내 제1당의 지위도 겨우 `턱걸이`한 상황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예상 밖의 선전에 힘입어 비례대표를 제외한 지역구 의석수가 새누리당을 앞서는 등 당초 예상을 깨는 `이변`을 일으켰다.
국민의당은 호남에서 압승을 거두는 `녹색돌풍`을 일으키며 교섭단체 구성원의 2배 가까운 40석 의석수로 이번 선거에서 최대 승자가 됐다. 정당 득표율에서는 2위를 기록하는 파란을 연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5% 진행된 14일 오전 2시 35분 현재 새누리당은 123석(지역구 105석, 비례대표 18석), 더민주는 122석(109석, 13석), 국민의당은 39석(26석, 13석), 정의당은 5석(2석, 3석)을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1석은 무소속 후보였다.
이에 따라 무소속을 제외한 야(野) 3당만 합치더라도 166석에 달하면서 16년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재연됐다.
한때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을 무력화할 수 있는 180석을 목표로 삼았던 새누리당은 과반 확보는 고사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인 145석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더욱이 새누리당 공천 파동 과정에서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을 영입하더라도 과반 의석에 미달된다. 향후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이번 총선에서는 여야의 전통적인 텃밭이 무너지면서 지역구도가 상당부분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은 전남 순천의 이정현, 전북 전주을의 정운천 후보가 예상을 엎고 당선됐으며, 더민주는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부산에서 5명, 경남에서 2명이 개표 막판 당선을 확정짓거나 1위를 달렸다.
한편, 중앙선관위 잠정 집계 결과 이번 총선 투표율은 58.0%로, 19대 총선 당시의 54.2%보다 3.8%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
성현희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