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절연체전이(MIT) 현상을 이용한 소자를 월 1억개까지 만들 수 있는 8인치 팹라인이 중소기업에 의해 처음 구축됐다.
모브릭(대표 이동채)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기술을 이전 받아 충북 청주시 오창 본사에 8인치 웨이퍼 장당 MIT 소자 2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현재 샘플을 제조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모브릭은 다음 달부터 MIT 소자와 고효율 스마트 전력 트랜지스터(HTR), MIT 조도센서 등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MIT 소자 대량생산 시설 구축은 세계 처음이다.
모브릭은 지난해 화재감지기용 MIT 소자를 판매했다. 이 소자가 들어간 MIT 정온식 화재 감지기는 모브릭 제품 판매점이 국민안전처 산하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국가형식승인을 받았다.
MIT는 2005년 김현탁 ETRI 소재부품창의연구실장이 56년 동안 세계 물리학계 숙제로 남아 있던 금속 도체-부도체 간 전이 현상을 규명, 국내 과학기술계를 떠들썩하게 한 아이템이다.
ETRI는 2008년 MIT 트랜지스터 개발을 위해 동원시스템즈에 기술을 이전했다. 모브릭은 이 기술을 2012년 이전 받았다.
이번에 구축한 팹라인은 김 실장 연구팀이 최근 개발한 대면적 웨이퍼 제조기술이 기반이 됐다.
김 실장은 “2인치 웨이퍼로 MIT 소자를 생산할 때는 1만6000여개 소자밖엔 만들 수 없고 연구용이어서 값도 비싼 데다 생산 효율성이 떨어졌다”면서 “8인치 기술은 웨이퍼 장당 소자를 20만개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핵심은 동원시스템즈가 선택한 사파이어 대신 값싼 실리콘 기판을 활용한 점이다. 실리콘 기판과 박막 사이 계면에 질화알루미늄(AlN)을 사용했다.
여기에는 에피(Epitaxy) 박막 기술도 처음 적용됐다. 에피박막은 물질 원자가 뒤틀리지 않고 기판과 똑같이 정렬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HTR는 조명용 LED 드라이버에 50만개가 적용돼 판매됐다. 심장박동기에도 HTR가 쓰인다. HTR를 이용한 정전류 회로는 미국특허도 받았다.
이동채 사장은 “생산단가를 줄여서 값싼 소자 생산이 가능하고, 전류가 새는 누설 특성이 적어 불량소자 제조 확률도 줄어들 것”이라면서 “앞으로 HTR, 화재감지기, 센서, 조도센서, 전력도선 발열 감사용 소자, 리튬이온 전지에 있는 파워소자 발열 관리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