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는 인구만큼이나 수많은 회사가 존재한다. 지난해 중국에 새로 생긴 스타트업이 하루 1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회사에 스타업이 더해진 치열한 내수 시장을 넘어 해외까지 알려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메이주라는 회사가 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다. 지난해 알리바바가 6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메이주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신생 업체는 아니다. 2003년 잭 웡이 창업했다. MP3 플레이어로 시작했다. MP3 붐에 편승했다.
메이주가 만든 MP3플레이어 `M6`는 국내도 출시됐다. 2.4인치 LCD에 동영상 재생과 플래시 게임도 가능했다. 당시 M6는 대기업 제품 절반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4GB 대용량을 갖췄지만 가격이 12만원에 불과했다.
메이주가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에 뛰어든 것은 2008년이다. 샤오미가 애플을 따라했다면, 메이주는 그런 샤오미를 모델로 삼았다. 물론 메이주에서는 “샤오미가 늦게 설립했다”며 “샤오미가 메이주를 따라하는 것”이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메이주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샤오미와 같은 방식이다. 제품 라인업도 비슷하다. 주력 제품 외에 샤오미 홍미노트 시리즈와 유사한 M노트 제품군이 있다. 대신 더 낮은 가격으로 출시해 중국 내수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내수 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다.
메이주는 샤오미처럼 자체 운용체계(OS)도 갖고 있다. 플라이미(Flyme)라는 이름을 가졌다. 독자 개발은 아니고 샤오미 MUI처럼 안드로이드OS를 기본으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경험(UX)을 수정했다. 중국 내 사용자 사이에선 샤오미 MUI보다 최적화가 잘 돼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모델인 프로6와 보급형 제품인 M3노트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고급 시장과 중저가 시장 동시 공략에 나섰다.
프로6는 세계 최초로 두뇌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10개다. 스펙만 보면 삼성이나 LG, 애플 제품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AP는 미디어텍 데카코어(10코어) 헬리오X2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M3 노트는 알루미늄 일체형 바디에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가격은 메모리 2GB 버전이 129달러(약 14만8000원)로 저렴하다.
지난해부터는 인도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M1노트는 판매 시작 후 3시간여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메이주는 현재 국내에 정식 판매를 하지 않지만 한국과 인연도 각별하다.
메이주는 자사 제품에 삼성전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사용한다. 이전 제품인 프로5 소개 사진에 삼성 엑시노트 칩세트를 같이 올려놓을 정도다.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독과점 논란을 의식해 중국 제조사인 메이주를 밀어주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메이주 수석디자이너도 한국사람으로 전해졌다. 메이주 한 디자이너가 전자기기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를 밝히면서 공개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한국인 디자이너가 MP3플레이어 M6시리즈부터 스마트폰까지 디자인을 했다고 적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