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사전구매제`가 알뜰폰 700만 돌파 해법으로 떠올랐다. 이동통신사로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사전 구매해 자유롭게 요금제를 만드는 제도다. 특화요금제를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어 알뜰폰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시범요금제에 이어 올해 본 요금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미래창조과학부와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KT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데이터 사전구매제` 시범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 사전구매제는 지난해 5월 가입자 500만 돌파 당시 미래부가 알뜰폰 활성화 정책 가운데 하나로 내놨다. KT가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사물간통신(M2M) 회선으로 제공 중이다. 알뜰폰 요금제가 다양해진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알뜰폰 사업자는 연간 사용량을 예측해 이통사로부터 테라바이트(TB) 단위 대용량 데이터를 사전 구매한다. 데이터를 가지고 알뜰폰 특성을 최대한 살린 신규 요금제를 출시한다. 데이터 이월이나 가족 간 데이터 나눔 등 차별화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현재 알뜰폰은 이통사 회선을 빌려오면서 후불제를 이용한다.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만 정산한다. 가장 큰 단점은 이통사가 이미 만들어놓은 요금제만 출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알뜰폰이 요금제를 만들 수 있는 자유는 거의 없다.데이터 사전구매제는 이를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존 이통사가 시도하지 못한 톡톡 튀는 신선한 요금제가 등장할 수 있다. 더욱이 대용량 데이터를 사전 구매하기 때문에 요금제가 더욱 저렴해진다.새로운 사업자를 유인하는 효과도 있다. 이통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지금보다 가격이 저렴해진다면 M2M이나 사물인터넷(IoT) 사업자에 매력적이다. 38개인 알뜰폰 사업자가 더 늘어나면서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다.정부와 업계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올해 본 요금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핵심은 도매대가다. 작년 데이터 도매대가는 메가바이트(MB) 당 6.62원이었다. 이 가격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관건이다. 연·반기·분기 등 데이터를 사용하는 기간을 얼마로 정할 것인지, 한 번에 제공하는 데이터량을 얼마로 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지금까지 국내에 이런 제도가 도입된 적이 없어 정부와 업계 모두 조심스럽다.업무를 담당한 미래부는 내부 검토를 시작했다. 우선 도매제공 의무사업자(SK텔레콤)와 도매대가 협상을 위해 2015년도 연간 영업보고서를 분석 중이다. 도매대가 협상이 끝나면 이를 토대로 데이터 사전구매 가격도 정한다. 가계통신비 인하 카드로 알뜰폰을 활용 중인 미래부는 데이터 사전구매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지난 3월 중순 6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알뜰폰은 추가 성장을 위해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연초 우체국 알뜰폰이 초저가 상품으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수익률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700만을 넘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데 업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도입되고 IoT 시대가 도래하는 등 이동통신 시장이 데이터 시대로 바뀌었다”며 “데이터 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알뜰폰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