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가계대출 중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요건을 강화해, 문턱을 넘지 못 하는 수요자들이 저축은행으로 쏠린 탓이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1141조833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저축은행이 가계에 빌려준 대출 잔액은 13조6936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1.2%를 차지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저축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만 해도 1.89% 수준으로 높았다. 그러나 꾸준히 떨어져 2013년에는 0.96%까지 낮아졌다가 다시 오르며 지난해는 1.2%까지 상승했다.
저축은행 비중이 올라간 것은 저축은행이 소액 신용대출에 집중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전체 대출 중 가계대출 비중은 38.48%로 역대 최고치였다. 저축은행 대출 중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1.35%였지만 2010년 12.59%, 2011년 20.27%, 2012년 27.42%, 2013년 31.57%, 2014년 34.25%로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반면 기업대출 비중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에는 60.04%로 60% 선 아래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은 기업 대출보다 가계대출 비중이 더 큰 곳도 있다.
시중 은행의 가계대출 심사가 깐깐해진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가계대출에 대한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6과 3으로 플러스(+)였지만 3분기와 4분기에는 각각 -3, -6으로 떨어졌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지난해 4분기 0으로 떨어졌지만 지난해 내내 플러스를 유지했고 올해 1분기에도 6으로 다시 반등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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