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국가 표준기본계획` 시행 첫 해를 맞아 새로운 표준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표준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구개발(R&D)과 표준 연계로 국제 표준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광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센터장은 19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제1회 표준정책 콜로키움` 주제 발표에서 “국가경제와 산업 핵심 요소인 표준 정책을 부각하고 연구개발과 (표준정책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R&D와 표준을 연계함으로써 교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표준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지다. 최근 부각된 스마트카, 이동통신, 바이오·의료 등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산업표준 생태계 구축과 R&D 표준 지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일본과 유럽연합(EU)은 각각 2005년과 2007년부터 R&D 표준 연계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가 연 이번 행사는 국내외 표준 정책 환경변화에 대응한 아이디어 공유와 정책 제언을 위해 마련됐다.
정보통신기술(ICT) 표준화 환경 변화에 따라 중소·중견기업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중소·중견기업 표준화 참여 유도로 현실적인 표준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위규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CP는 “중소기업 표준전문가 지원 확대, 수요자 맞춤형 교육, 안내서 제작 등으로 중소기업 표준화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는 표준이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2013년 한국 R&D 생산성은 3.9%에 머물렀다. 정부·기업 간 공동 표준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표준협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융복합·신성장 산업을 중심으로 기술표준 연계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표준 정책은 지난달 30일 정부가 발표한 제4차 표준기본계획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기본계획은 `국가표준체계 고도화를 통한 선진 경제 구현`을 목표로 세웠다. 기업 성장 지원 표준 기반 확충 등 4대 핵심전략을 담았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총 1조1414억원 예산을 투자하는 거대 사업이다.
자유무역시대를 맞아 세계 표준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선진국은 비관세무역장벽을 활용, 표준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글로벌 기업도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보유 특허기술 국제표준화를 강화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가 차원 표준 대응체계가 미흡하다. 무엇보다 기술개발 성과를 표준 기반 산업경쟁력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취약하다. 2011년 기준 국제표준화기구(ISO)·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에 등록된 국제표준 2만여종 중 한국 제안 표준은 ISO 73종, IEC 36종에 불과하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