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주도해 온 연구개발(R&D)서비스 분야에 민간 기업 진출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R&D 투자 확대와 기술사업 활성화를 촉진하는 청신호로 해석된다.
`연구개발서비스업`은 R&D와 이에 필요한 지원 활동을 비즈니스로 전개하는 서비스업을 말한다. R&D를 직접 위탁받아 수행하는 `연구개발업`과 R&D 과정에 필요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개발지원업`으로 나뉜다.
그동안 R&D서비스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예산과 사업을 넘겨받아 수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R&D 주체인 기업 및 연구기관의 만족도는 낮고 서비스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티랩(대표 강성민)은 지역 R&D서비스 관련 시장을 민간 중심으로 확산해 보자는 비전 아래 지난해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설립한지 만 1년이 안됐지만 각종 고난도 연구 용역과 R&D 컨설팅 사업을 수주하며 지역 R&D서비스업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달 초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산 R&D서비스업 활성화 보고회`에서 티랩은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BISTEP)이 의뢰한 `부산지역 R&D서비스업 현황과 실태조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티랩은 전국 R&D서비스업 현황에서 부산 지역 실태까지 정밀 분석한 자료를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기존의 지역 산업 현황이나 통계, 실태 조사는 주로 대학이 맡아 수행해 온 분야다.
올해 초에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부산시 지원의 `2016년 지역 주력산업 기업지원사업(비 R&D 부문)` 주관사로 선정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역 공공기관과 경쟁해 따냈다는 점과 정부 지원의 대형 비 R&D사업 주관을 민간 기업이 확보해 수행하는 것 또한 매우 이례다.
티랩은 부산 지역 지능형기계부품 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마케팅 역량 진단, 시장 조사, 1대1 맞춤형 구매 중개, BM(비즈니스 모델)컨설팅, 신규 판로 확보 등 각종 맞춤형 지원 활동을 수행한다.
강성민 사장은 “R&D서비스는 기업 및 기관의 R&D 비용과 실패 위험을 줄여서 R&D 투자 효율성을 높여 준다”면서 “다양한 분야의 고급인력 고용을 촉진하는 신성장 분야”라고 강조했다.
최근 티맵은 지속 성장을 위한 자체 R&D서비스 솔루션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역 정보기술(IT) 전문 기업과 공동으로 창업기업 경영 지원에 초점을 맞춘 5000여종의 `자동 문서 생성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상반기 중에 개발을 완료, 하반기에는 창업지원 기관과 함께 지역의 창업기업 지원에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 연구소기업 맞춤형 기획 지원, 기술사업화 수요기업 발굴 등 30건 이상의 연구용역과 컨설팅을 수행했다. 해양, 융합부품소재, 창조문화, 바이오 헬스 등 부산 전략산업 및 융·복합 분야 공공기술 사업화를 목적으로 결성된 30~40대 `신진연구자 포럼` 운영도 티맵이 주도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R&D 시장은 기술 변화의 가속화로 아이디어 발굴에서 사업화까지 기간 단축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국가와 지역 R&D 분야 또한 개방형 혁신으로 내·외부의 우수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 시점이다.
*자료 : 한국연구개발서비스업협회(2015.10)
수도권과 출연연이 밀집한 대전을 제외한 부산 등은 지역 R&D 투자 비중이 대체로 낮은 편이다. R&D서비스업에 대한 척박한 인식과 저조한 활용성이 지역 전반의 R&D 투자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R&D서비스업과 종합 R&D서비스 전문 기업을 표방하며 성장하는 티랩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다.
한국연구개발서비스업협회에 따르면 연구개발업 신고 건수는 2014년 114건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79건이 신고됐다. 2011년 32건, 2012년 45건에 비하면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강 사장은 “부산 등 지역 민간 R&D 투자를 활성화하고 R&D 성과물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반드시 육성해야 할 산업이 R&D서비스업”이라면서 “시장 조사에서 지식재산 관리와 사업화, 기술 이전 및 거래, 투자 유치와 인증 컨설팅까지 종합 R&D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