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업계에도 `당일배송` 바람이 불고 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당일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이용해 두 시간 만에 배달해주기도 한다. 온라인몰 판매물량의 30% 이상이 당일배송이다. 서울 중심인 판매지역이 늘면 이용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고객은 편리한 배송서비스와 함께 추가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다른 분야와 달리 오랜 기간 오프라인 위주이던 휴대폰 판매 관행이 깨질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자사 온라인몰 올레샵 당일배송 서비스 `바로배송` 이용률이 지난 3월 35%에 달했다고 밝혔다. 올레샵 이용자 3명 중 1명 이상이 바로배송을 이용했다. 올레샵 이용자는 연간 10만~20만명 사이로 알려졌다. 바로배송 이용자가 결코 적은 게 아닌 것이다.
KT는 지난해 3월 올레샵에 입점한 대리점에 한해 바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바로배송은 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중소 유통점 온라인 판매를 늘리자는 차원이었다. 바로배송 이용률은 날씨 영향이 컸다. 시행 초기 30% 정도이던 이용률은 7~8월 한 여름 45%까지 올랐다. 월 평균 30~40%를 유지한다.
KT 관계자는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이 온라인 바로배송으로 휴대폰을 구입한 것 같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CJ헬로비전도 지난해 7월 `번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라인몰 `헬로모바일 다이렉트` 이용자 30% 정도가 번개배송을 이용하고 있다. 전일 17시부터 당일 9시까지 가입신청을 하면 당일에, 당일 9시부터 17시까지 신청하면 다음날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롯데하이마트가 가세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지역에서 `퀵배송` 서비스를 제공했다.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통해 주문완료 후 두 시간 안에 배달해준다. 오후 4시 안에 신청하면 당일 받아볼 수 있다. 토요일에도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배송된다. 하이마트 역시 온라인몰에서 휴대폰을 구입하는 사람의 30% 정도가 퀵 배송을 이용한다.
하이마트와 CJ헬로비전은 서울 지역에서 온라인몰로 휴대폰을 구입하는 사람 대다수가 당일배송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용률이 30% 내외로 비슷한 이유다. KT는 수도권 포함 전국 84개 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서비스다보니 아무래도 이용률이 조금 높게 나온다.
이통사나 유통업체 입장에선 당일배송이 온라인몰 가입자를 늘릴 좋은 수단이다. 유통업계 전반의 당일배송 열풍과 맞물려 소비자 관심을 끌 수 있다. 실제로 KT는 올레샵에서 바로배송을 시행한 이후, 올레샵 내 대리점 판매 비중이 38%에서 61%로 뛰었다. 바로배송은 올레샵 내에서도 대리점만 취급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당일배송이 매력적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으로 굳이 발품을 팔아가며 싼 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고, 온라인몰에선 단말기값·요금 추가할인이나 이벤트 경품까지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 이틀 이상 걸리는 일반 택배와 비교하면 기다리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KT 관계자는 “지금까지 휴대폰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구입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며 “배송시간을 단축되면서 이 같은 장벽을 해소한 것이 당일배송 경쟁의 의미”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