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10곳 중 7곳이 올해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줄였는데도 고용부담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악화와 정년연장제 시행으로 기업 부담은 늘어났는 데 신산업 발굴과 임금체계 개편은 지연되면서 기업이 `이중고`를 겪는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일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올해 30대 그룹 중 21개 그룹 신규채용 규모가 작년보다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올해 신규채용은 작년 13만1917명보다 4.2% 감소한 12만6394명으로 예상했다. 신규 채용 규모를 늘리는 그룹은 9개 그룹에 불과했다.
상위 10대 그룹의 채용규모도 전년(8만440명) 대비 1.6% 감소한 7만9144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30대 그룹의 올해 전체 신규채용의 절반이 넘는 62.6%에 해당한다.
그러나 신규채용을 줄여 허리띠를 졸라맸는데도 불구하고 기업 고용부담은 오히려 늘어났다. 조사 결과 총근로자수는 작년 116만 5522명 대비 1.6% 증가한 118만4605명으로 전망됐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내외 경기 악화와 정년연장 시행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났지만 기업들은 총고용을 유지하려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년연장제가 시행됐는 데 기업들은 임금피크제 시행 등 임금제도 개편에 대비하지 못하면서 신규 채용에도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정년연장제 시행 대상 30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전체 10곳 중 6곳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못했고 기업 절반 상당이 신규채용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조사결과를 밝혔다.
300개 기업 중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2.7%에 불과했고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성과급형으로 개편한 기업은 23.7%로 더 적었다. 정년 60세 의무화는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되고 내년에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된다.
전문가들은 보완장치 없이 시행된 정년연장은 청년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쳤고 장기적으로 기업의 고용 부담이 늘면서 근로자 고용불안도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2016년 30대 그룹 고용 계획 및 실적(단위:명,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