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이 개발한 고성능 이산화탄소 흡착제가 3~4년 뒤 상용화될 전망이다.
KAIST(총장 강성모)는 최민기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교신저자)와 김채훈 에너지녹색촉매연구실 연구원(석사 2년차, 제1저자)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포집할 수 있는 흡착제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흡착제는 제올라이트와 아민 고분자를 기반으로 만들어 제조비용이 낮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성능과 재생 안정성도 우수하다.
연구 결과는 에너지 및 환경 분야 학술지 `에너지&인바이러먼털 사이언스(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3월 16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지구 온난화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의 포집을 위한 흡착제 연구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환경에 무해한 고체 흡착제 중심으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제올라이트와 아민 고분자 기반의 흡착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그러나 제올라이트 기반 흡착제는 이산화탄소와 수분이 동시에 존재하는 경우 수분을 우선 흡착하는 한계를 갖는다. 아민 고분자 기반 흡착제는 수분이 존재해도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흡착이 가능하지만 재생을 위해 130도 이상 열을 가했을 때 요소가 생성돼 심각한 비활성화를 겪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아민 고분자와 제올라이트의 장점을 모두 갖는 `아민-제올라이트 복합체`를 개발했다.
암모늄(NH4+)을 골격 외 양이온으로 갖는 제올라이트를 고온 열처리하면 암모니아(NH3)가 제거되고 수소 양이온이 남아 산성 제올라이트가 만들어진다.
김채훈 연구원은 “이 제올라이트에 염기성을 갖는 에틸렌다이아민 증기를 처리하면 산-염기 반응에 의해 제올라이트 기공 내부에 아민이 기능화되는 원리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공정에서 효율적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 것을 확인했다. 매우 우수한 재생 안정성도 확인했다. 새로 개발한 흡착제는 제올라이트 내부에서 흡착된 물이 아민의 비활성화를 억제하는 상쇄효과를 보여 안정성을 더욱 높였다.
기존 연구들은 이산화탄소 흡착 성능 향상에만 집중됐지만 이번 연구는 우수한 흡착 성능 뿐 아니라 재생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상승시켰다.
최민기 교수는 “값싸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제올라이트 기반의 흡착제로 실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합성 방법의 최적화를 통해 더 높은 이산화탄소 흡착 성능을 갖는 흡착제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상용화 시기를 3~4년 후로 내다봤다. 관련 공정 개발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 조성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Korea CCS 202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