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무선 규제가 60여년 만에 대폭 완화된다. 장비를 신고할 때 일련번호를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외국인은 입국 후 한 달 동안 신고만으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동호인 확대는 물론 통신 산업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파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0일 밝혔다. 개정안은 6월 23일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아마추어 무선을 하려는 사람은 정부에 `무선국 개설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때 `기기 일련번호`를 기재하지 않아도 된다. 장비 사용을 신청할 때 일련번호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신청서에 일련번호를 기재하고 반드시 해당 장비만 사용할 수 있었다. KARL은 이 규정이 아마추어 무선의 생명인 `자유로운 장비 개·변조`를 막는다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건의했다. 세계아마추어무선연맹(IARU) 총회도 2012년과 2015년 2회 연속 한국에 규제철폐를 권고했다.
아마추어 무선은 상업적 목적 없이 소출력 무선기기로 하는 통신이다. 통신 원리를 깨우치고자 장비를 개조하거나 변조하는 일이 많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를 자유롭게 허용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규제했다.
개정안은 또 외국인이 국내에서 아마추어 무선을 할 때 한 달 이내인 때에는 장비검사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신고만으로 장비 운용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검사에만 하루 이상 소요돼 국제대회 유치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2017년 1월 1일부터 제1급과 제2급 아마추어무선기사 무선통신술 실기시험은 필기시험으로 대체된다.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KARL)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국내에 아마추어 무선이 도입된 지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중요한 규제완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규제가 풀리면서 아마추어 무선 동호인 확대는 물론 통신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모델명 기재 등 아직까지 남은 규제도 향후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1955년 창립한 KARL은 전국에 약 20만명 동호인을 가졌으며 오는 24일 제61회 창립기념식을 한다. 김형수 KARL 이사장은 “정부 노력으로 아마추어 무선사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가 원만히 해결됐다”며 “아마추어 무선 활동이 활발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