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인력 절반을 감원한다. 새로운 수익 없이 오랫동안 고정비만 지출하면서 자금 운영이 한계에 다다른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6월말 신제품 출시와 중요한 해외 사업 추진은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팬택은 22일 오후 사내 게시판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을 게시물을 게재했다. 현재 팬택 인력은 약 500명 수준으로 다음 달 말까지 이 중 절반을 감원한다. 곧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팬택은 지난해 5월 기업회생절차를 폐지하며 파산 직전에 몰렸지만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나타나며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초 임직원 경영방향성 설명회에서 정준 대표는 2018년 매출 1조5000억원 목표를 알리며 희망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팬택은 재작년 말부터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했다. 1년 넘게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점차 커졌다. 정준 대표는 인수 이후에도 팬택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1000억원 이상 운영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새로운 투자자 찾기가 녹록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팬택 고위 관계자는 “팬택은 스타트업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인데 그동안 여러 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고정비 절감을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며 “눈물을 머금고 한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헤쳐나갈 수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6월말 예정인 신제품 출시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추진하는 여러 사업 중 핵심 사업은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붙였다. 팬택은 인도네시아 유통업체와 B2B 형태로 휴대폰을 수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인원이 줄면 지금까지 계획했던 모든 사업을 다 추진할 수는 없겠지만 중요한 사업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무난한 상황은 아니지만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팬택은 지난해 9월 900명 인력 가운데 400명을 감워했다. 또 한 번 감원이 진행되면 제품 출시 관련 인력 200여명만 남게 된다. 팬택은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퇴직금과 성과급을 지급하고 우선채용 기회도 제공키로 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