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핀테크산업협회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108개 회원사가 참여한 협회는 국내 최대 핀테크 네트워크로 첫발을 내딛었다. 앞으로 금융사와 핀테크기업 간 유기적 이음새 역할은 물론 토종 핀테크사업의 글로벌화, 각종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다.
출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금융당국과 미래부 간 보이지 않는 핀테크 산업 주도권 경쟁과 협·단체 난립으로 금융과 스타트업 간 협력 생태계 조성은 겉돈 게 사실이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이해타산으로 움직였던 국내 핀테크산업을 보다 실질적인 미래 신수종 산업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막중만 소임을 갖게 됐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각종 간편결제 등장, 비대면 인증 기반 사업,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에 이르기까지 풀어야할 사업 규제와 정책 입안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국내 최초로 출범했던 핀테크포럼이 의장 해임 등으로 사분오열되면서 지리한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이고 간편결제 등 핀테크 사업의 레드오션화가 아이러니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영국과 미국, 중국 등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핀테크 시장 선점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더 이상 전통금융 플랫폼으로 생존경쟁하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도 막강한 IT인프라와 디지털 뱅킹 기반 수준 높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확산 속도를 전방위적으로 넓히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자가 참여해 정책을 수립하고 사업화까지 이르는 이음새가 절실하다.
이승건 협회장은 “저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창업가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쉽게 좀 더 좋은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재적소에 얻을 수 있는 여건 마련에 협회가 역할을 하겠다”며 “이 같은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혁신을 꿈꾸는 사업자들이 각계 전투를 하는게 아니라 하나의 (핀테크) 그룹을 형성하고 하나의 산업군으로 육성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저한 오픈 플랫폼을 지향했다. 과거 가장 먼저 출범한 핀테크포럼이 조직 간 분열과 이전투구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도 핀테크를 바라보는 시각차이와 협력적 자세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핀테크산업협회는 금융사나 핀테크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유통, IT, 서비스기업 등 다양한 산업군이 한 데 모이는 허브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 핀테크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규제나 실무에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업계 목소리를 잘 수렴해서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협회가 출범한 만큼 금융당국의 협력도 절실하다.
그동안 금융위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협회 출범에 대해 한발 비껴있는 듯한 행보를 취했다. 자칫 미래부와 핀테크산업 주도권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출범하는 핀테크협회의 가장 큰 목표는 산업 간 융합이 잘되는 생태계 조성이다. 아직도 풀어야할 규제가 산적해 있다.
이를 위해 총 5개 분과가 운영된다. 미래 핀테크를 이끌어갈 핵심 분야다.
협회 회원사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결제사업자, 전통 IT기업을 포함해 좀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협회가 되길 바란다”며 “특히 금융사와 융합할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과 사례를 제공해 한국 핀테크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소임을 다해주길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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