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티맥스OS에 필요한 것은

[데스크라인]티맥스OS에 필요한 것은

기대가 컸다. 기대감은 지금도 유효하다. 적어도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는 가장 큰 이벤트로 기억된다. `티맥스OS(운용체계)`를 소개하는 행사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1만명에 가까운 개발자, 취재진, 업계 종사자가 행사장을 찾음으로써 인산인해를 이뤘다. 모두가 우리 개발자가 개발한 OS가 궁금했을 것이다.

행사 후기까지 좋았다면 금상첨화였다. 아쉽게도 후평은 그렇지 못했다. 특히 많은 개발자가 부정적 평가를 게시판에 올렸다. 시연 도중의 재부팅 해프닝은 대수롭지 않았다. 어차피 완성품이 아니었다. 새로운 OS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원인은 다른 데 있었다. 개발진은 오픈소스 사용 여부를 진솔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마치 오픈소스를 사용하면서도 그 사실을 숨기는 인상이 강했다. 이해도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체 개발했다는 기조를 퇴색시키기 싫었을 것이다.

단기간에 OS를 만드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이 때문에 오픈소스 활용은 필연이다. 다른 솔루션 개발도 마찬가지다. 오픈소스 사용이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는 않는다. 오픈소스를 잘 활용할수록 개발 수준은 높아진다.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면 그만큼 기술 위상도 높아진다. 지난날 정부 주도로 `아시아눅스` `하모니카 리눅스` 같은 공개 OS 프로젝트도 시도되지 않았는가. 티맥스와 같은 선도 기업이 주도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티맥스는 오픈소스와 협업하면서 성장하겠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발표가 끝나기도 전에 개발자들로 하여금 행사장을 나서게 만들었다.

다른 숙제는 신뢰 회복이다. 지난 2009년에 공개한 `티맥스 윈도9`을 기억한다. 최악의 SW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이후 이렇다 할 개발 소식이 없던 차에 티맥스가 느닷없이 새로운 OS를 내놓았다. 참석자 시야에 2009년의 발표장이 오버랩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의 선입견을 떨쳐내는 게 시급했다.

`그때 약속을 지키지 못했지만 다시금 꿈을 품고 새로운 OS를 개발했다`고, 그리고 `함께 우리의 OS를 키워 가고 싶다`고. 티맥스는 이 얘기도 했어야 했다.

국내 PC 환경은 MS 윈도 점유율이 97.76%에 이른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종속된 PC 운영체제를 탈피하는 것은 국가 차원의 과제다. 대항마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 OS를 갖는 것만으로도 의의는 크다.

티맥스에는 더 큰 미래다. 박학래 사장도 “3대 시스템 SW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5% 정도만 점유하면 약 85억달러(약 1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를 내는 시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실제로 OS 보급만 성공리에 이뤄지면 특정 영역에서 압도하는 점유율을 유지하게 된다. MS를 통해 우리는 이를 경험하고 있다.

티맥스OS에 대한 많은 논란은 그만큼의 기대라고 할 수 있다. 또 관심이다. 오는 10월 우리 손으로 만들어질 OS를 기다린다. 거론된 모든 의문과 의심도 그때 말끔히 정리되길 기대한다.

주어진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누구보다 티맥스 OS 경영진과 개발진은 입술이 타들어갈 것이다. 가능하다면 더 많은 개발 시간이 필요하다. 더 많은 개발 자금, 소요 인력, 기술도 절실하다. 없어선 안 될 또 하나가 있다. 티맥스 OS에 보내는 국민의 지지와 신뢰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