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 대개혁`을 위해 주력 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조기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부실 업종 구조조정과 병행, 주력 산업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낸다. 대기업의 선제 투자 확대를 독려하는 한편 수출 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 박근혜정부의 막판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산업 대개혁을 향한 정부 행보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1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전략 간담회를 갖고 산업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산업 당면 현안에 대해 산업부와 10대 그룹 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운·조선을 중심으로 부실 업종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산업도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주 장관은 주력 산업 고도화와 이를 위한 선제적 사업 재편에 지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주 장관은 “최근 위기 상황을 주력 산업 고도화와 새로운 수출 품목 창출을 통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전담 지원반을 구성하고 연구개발(R&D), 인력, 금융, 세제 등도 집중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과감한 신산업 투자와 함께 협력사와의 전속 거래 완화, 종합무역상사 기능 확대 등 수출 활력 회복을 위한 10대 그룹의 선도 역할도 강조했다. 정부는 불합리한 규제 개선, 재정과 금융·세제 지원 확대, 기업활력제고법(기활법)을 이용한 사업 재편 등 법·제도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주력산업 고도화를 위해 반도체·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경쟁우위 분야는 선제 설비투자로 격차를 벌린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등 미래 유망 분야는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 투자를 확대한다. 협력업체까지 스마트공장을 확산해 설계, 엔지니어링 등 고부가가치 역량도 빠르게 확보하는 등 주력 산업 고도화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기업의 자율적인 선제적 사업 재편을 위한 법·제도 지원 체계도 제시했다. 올해 8월에 시행되는 기활법에 따라 상법, 공정거래법, 세법상 특례는 물론 투·융자, 보증, R&D 등 가용한 수단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공급 과잉 기준 등을 포함해 국제 관행에 부합하고 우리 산업의 현실을 반영한 세부 실시 지침도 조속한 시일 안에 제시한다.
철강, 조선 등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는 일부 업종은 경쟁력 수준, 향후 수급 전망 등을 면밀히 분석해 채권단과 해당 기업이 사업 재편에 참고하도록 제시할 예정이다.
대기업들도 신속하고 과감한 대응을 통한 주력 산업 고도화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화답했다. 바이오 제약, 이차전지, OLED, 전기차, 자동차 부품, 태양광, 인터넷은행 등을 주요 신산업 진출 분야로 제시했다.
정부도 신산업 조기 창출을 위해 과감한 규제 개선, 집중 지원, 이업종 간 융합 플랫폼 구축에 집중한다. 산업부는 지난 2월 30대 그룹 간담회, 3월 주요 투자기업 간담회를 통해 제기된 총 61건의 애로·건의 사항 가운데 49건을 즉각 수용했다. 5건은 추가 조치를 완료하고 올 7월까지 13건, 12월까지 14건을 조치 완료할 예정이다.
에너지 분야 규제 개혁 최종 대책은 6월 중에 발표한다. 전력, 가스, 석유 등 에너지 시장에서 신산업 투자와 혁신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규제를 과감히 개선할 방침이다.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에너지신산업, 바이오헬스, 첨단신소재, 고급소비재 등 5개 신산업을 중심으로 시설투자 및 R&D 등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국내 기업 간 상호 협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이업종 융합얼라이언스도 적극 지원한다. 다음 달에는 전기자동차를 시작으로 스마트카, 드론 등 신산업 분야별로 발전 방안을 차례로 발표한다.
주 장관은 수출 활력 회복을 위한 대기업 역할도 당부했다. 경쟁력 있는 협력사 해외 진출 지원과 함께 종합무역상사 역할 확대, 대기업 해외 유통 플랫폼을 국내 중소기업들이 수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했다.
주 장관은 “최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회 차원의 관심과 협조 의사는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 “규제프리존특별법, 노동개혁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규제 해소와 시장 창출을 지원하는 관련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를 설득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업 개혁을 위한 주요 정책 방향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