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차세대 금융 보안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 공동 이용방안을 추진한다. 우선 적용분야는 인증이 꼽힌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등을 중심으로 금융투자업계 최고정보책임자(CIO)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블록체인 공동 활용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블록체인을 증권사 금융시스템에 적용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유력하게 논의된 분야는 인증이다.
한 증권사 CIO는 “주식이나 선물 등 파생상품 거래에는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시스템 수단이 필수적”이라며 “이 가운데 인증은 당장 증권사 공동 업무에 적용 가능해 도입이 가장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가 공동 활용하면 관련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단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태룡 금융투자협회 정보시스템 부장은 “상반기 블록체인을 인증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뼈대로 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할 예정”이라며 “하반기 실제 인증 시스템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인증에 활용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간편한 인증 수단 도입으로 핀테크 스타트업도 접근 기회도 늘어나게 된다.
블록체인은 원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거래할 때 돈이 오고간 내역을 장부에 기록하는 장부다. 이 거래 장부를 개인 간(P2P) 거래 네트워크에 접속해 똑같은 거래장부 사본을 나눠 보관하는 방식이 블록체인이다. 중앙처리기관 없이 거래장부 사본을 나눠 보관한다는 점에서 비용 효율성과 안전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안전성과 비용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블록체인 도입이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다양한 방향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차명훈 코인원 대표는 “한국거래소와 코스콤 등이 개별적으로 블록체인 전략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실질적인 사용처를 확보함으로써 관련 시장 형성에도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유럽과 미국 등 은행권에선 블록체인을 송금이나 환전 등 대규모 거래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는 단계여서 기술 확산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대표는 “송금·결제·환전 등 대규모 거래가 이뤄지는 금융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국내도 미국이나 유럽 국가처럼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