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이 쓰는 700㎒ 통신 커버리지가 상용망의 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예산으로 전국망을 설치하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6월 시범사업 완료에도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여 본사업 예산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26일 재난망 구축기획단에 따르면 사업 완료(6월 16일)가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강원도 평창(1사업)과 강릉·정선(2사업) 시범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께 기지국 설치를 완료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무선국 허가를 신청한다.
사업 수행사인 KT와 SK텔레콤은 사전에 설치한 기지국을 중심으로 전파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해당 지역 이동통신 3사의 상용망 평균 커버리지보다 재난망 커버리지가 7배 넓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망 기지국 1개 서비스 범위가 상용망 기지국 7개와 맞먹어 그만큼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재난망이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700㎒를 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700㎒는 전파 도달 거리가 길고 회절 손실이 적다. ZTE 보고서에 따르면 700㎒가 2.1㎓나 2.6㎓보다 커버리지 면적이 4~7배 넓어 경제성이 가장 높은 주파수로 조사됐다.
2014년 재난망 핵심 기술을 롱텀에벌루션(LTE)으로 결정하면서 업계와 학계 전문가가 700㎒를 써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700㎒는 할당을 두고 통신과 방송 진영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대역이어서 그해 11월에서야 20㎒ 폭을 재난망에 할당받을 수 있었다.
관건은 본사업에 예정된 1만2000개 기지국으로 전국 서비스가 가능한 지 여부다. 이동통신사가 상용망 전국서비스에 쓰는 기지국은 10만~12만개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700㎒ 커버리지가 7배 넓더라도 재난망 기지국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김사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멀티미디어를 비롯한 재난망 서비스는 상용망만큼 고화질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면서 “상용망처럼 촘촘하게 설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1만2000개로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안전처와 재난망 구축기획단은 일부 상용망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 음영 지역을 해소할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섬과 해상은 해상망(이내비게이션)을 활용하고 이동형 기지국, 드론, 중계기 등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충분히 전국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심진홍 재난망 구축기획단장은 “지형과 지역에 따라 기지국 수 조정이 필요하겠지만 700㎒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6월 16일 사업을 마무리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사업 예산 확보는 과제로 남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안전처가 신청한 본사업 1차 확산사업 예산 2777억원을 목적예비비로 편성했다. 이 예산이 올해 집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 내년 2차 완료사업 예산을 적정 규모로 확보하는 게 사업 성공의 전제 조건이다. 완료사업 예산은 단말을 제외하고 2300억~2400억원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감사원과 기재부가 곧 재난망 총사업비용 검증을 곧 시작한다. 본사업 전체 사업비는 약 1조3000억원(단말 비용 제외)으로 예상된다. 예산을 확보하면 안전처는 오는 10월께 1차 사업을 발주하고 내년 초 2차 사업을 발주, 2017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주파수별 커버리지(자료:ZTE)>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