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한국판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경제에 미칠 양면 효과를 모두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26일 재계는 정부가 추진하려는 한국형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정확한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은행 자금 지원은 구조조정 확대에 대비해 손실 부담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재계는 금리 인하 등 시중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은 회의적이었다. 추경을 확대 편성하는 것 역시 세수 확보 문제에서 기업 법인세 인상 등 이슈가 불거질 것을 우려했다.
만약 돈을 풀면 통화가치 절하로 단기간 수출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구조조정을 지연하거나 원자재 수입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중기중앙회 측은 “세계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해 수출을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하지만 부존자원이 적어 원자재 수입 부담이 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통화가치 절하방식 양적완화는 직접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정부가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이 단기 수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어도 통화가치 변화가 극심해지면 중소기업은 예측 가능한 경영활동을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현재도 시중에 돈이 돌지 않는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데, 마이너스 금리나 원화가치 절하가 실효성 있는 대안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정부가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정책은 경제전문가나 기업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한국은행 자본 확충에 한해서 경제 살리기 자구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경련 관계자는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에 한국은행이 직접 자본을 지원해주는 노력은 필요하다”며 “하지만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부실이 곧 국가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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