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교체 수요가 둔화되면서 애플이 1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애플 2016 회계연도 2분기 매출(2015년 12월 27일∼2016년 3월 26일)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아이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거의 1000만대가 줄었다. 이는 2007년 아이폰 발매 후 출시 시기 변경에 따른 변화가 있었던 때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애플은 2분기에 505억6000만달러(58조1100억원) 매출을 올렸으며, 아이폰 판매 대수는 5120만대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와 16.2% 감소한 것이다. 실적발표 전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은 매출 519억7천만달러(59조7400억원), 아이폰 판매 대수는 5000만대였다.
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8% 줄어든 105억달러(12조1000억원), 희석주당순이익은 1.9 달러로, 분석가 예측치 평균(희석주당순이익 2달러)에 못 미쳤다.
총마진율은 39.4%로, 전년 동기 40.8%보다 훨씬 낮았다. 매출 중 미국 외 시장의 비중은 67%였다.
전년 2분기 애플 실적은 매출 580억달러(66조7천억원), 순이익 136억달러(15조6천억원), 희석주당순이익 2.33달러, 총마진 40.8%, 아이폰 판매 대수 6110만대 등이었다.
애플은 현 분기인 3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매출 410억∼430억달러(47조1000억∼49조4000억원), 총마진율 37.5∼38.0%, 영업비용 60억∼61억달러(6조9000억∼7조원), 기타 수입 3억달러(3450억원), 세율 25.5%로 제시했다.
이는 현 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감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며, 월가 컨센서스(전망치 평균) 473억달러보다도 낮다. 2015년 3분기 애플은 매출 496억달러(57조원), 순이익 107억달러(12조3000억원), 희석주당순이익 1.85 달러, 총마진율 39.7% 등 실적을 냈다.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작년 발표(1천400억달러·161조원)보다 더 큰 1750억달러(201조원)로 늘리고, 분기 배당을 52센트에서 57센트로 늘리기로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거센 거시경제 역풍에도, 우리 팀이 실행을 매우 잘했다”며 “서비스 분야 매출의 강력한 성장이 지속되어 매우 기쁘다. 이는 애플 생태계의 믿을 수 없는 힘과 사용 중인 기기가 10억대를 넘는 등 우리의 기반이 성장하고 있는 덕택”이라고 자평했다.
루카 매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줄어드는 것은 업그레이드하는 사람의 수”라며 “작년에 매우 강한 아이폰 업그레이드 사이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년 동기 실적이 매우 좋은 데 따른 기저 효과로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해명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