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실시 1년 6개월이 지나면서 추가 요금 인하 요구가 나온다.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야권과 시민 사회단체의 의지가 강력하다. 단통법이 가구당 월 가계통신비를 2600원 이상 떨어뜨렸지만 통신사가 버는 영업이익에 비하면 아직 만족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요금 인하 대책으로 `기본료 폐지`가 거론되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화투자증권은 기본료 1만원을 폐지하면 7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하면서 통신3사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더욱이 정액제 형태인 현 요금제를 종량제로 바꾸면 요금이 지금보다 갑절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5세대(G) 통신 투자를 위해서도 기본료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이 통신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결국 경쟁을 촉진하면서 통신 산업에 대한 투자 여력은 살리는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제4이동통신이 수차례 무산된 상황에서 경쟁촉진 카드는 현실적으로 알뜰폰밖에 없다. 정부도 알뜰폰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양환정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은 “알뜰폰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싸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올해 알뜰폰 데이터 도매대가 인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무리하게 `짜내기`를 하지 않으면서도 통신요금을 낮추려면 `원가`에 해당하는 접속료를 인하해야 한다는 논의가 통신업계 내부에서 이뤄지고 있다.
접속료란 쉽게 말해서 `통행료` 같은 개념이다. 한 통신사가 다른 통신사 망을 이용할 때 지불하는 대가다. 기술 발달로 이 대가를 낮출 때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0년 이상 끌고 온 `장기증분원가방식(LRIC)`을 버리고 `장기순증분원가방식(Pure LRIC)`으로 바꿀 때가 됐다는 것이다. 접속료를 계산할 때 모든 음성과 데이터를 통째 하지 말고 접속과 관계된 것만 포함시켜 요금을 낮추자는 아이디어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