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기술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업계 성장 비결로 떠올랐다. 공동 연구개발(R&D) 생태계 구축이 화두다. 기술혁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바이오 기업 가치도 재조명된다. 중소 바이오 기업 성장에 오픈 이노베이션이 새로운 기회가 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 업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따라 바이오 기업과 협업이 활발하다. 글로벌 제약사 상품판매에 의존하는 체질을 개선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 확보에 큰 힘이 된다.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바이오 업계도 임상 및 판매망 확보, 기술교류 등 시너지를 기대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다양한 기업, 연구기관 등과 교류해 기술 및 아이디어를 가져오는 것을 뜻한다. 기술혁신을 위한 내·외부 구분을 없앤다.
제약업계 오픈 이노베이션 바람은 지난해 폭발적 성장을 거둔 한미약품을 통해 재조명 받았다. 2010년부터 외부 연구개발(R&D)팀을 꾸려 외부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와 8조원 규모 대형 계약을 맺은 것도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가 바탕이 됐다.
유망 후보물질 발굴에 핵심 역할을 하는 바이오 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제약사 러브콜도 뜨겁다.
바이오 기업 레퓨젠은 지난해부터 한미약품과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안과와 전신질환 치료 후보 물질 발굴도 병행한다. 항체신약 개발 벤처 앱클론은 유한양행과 면역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제넥신은 유한양행으로부터 지속형 항체 융합 단백질 치료를 위한 투자금 20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녹십자와 지속형 빈혈치료제를 개발해 해외 수출하기도 했다.
바이오벤처 레고켐바이오가 녹십자와 공동 개발한 항응혈제 `녹사반`은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줄기세포 바이오벤처 강스템바이오텍, 마이크로 구조체 기업 라파스도 각각 대웅제약, 보령제약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녹십자 관계자는 “제넥신과 공동 개발하는 지속성 빈혈치료제는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기술 수출까지 되면서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 간 오픈 이노베이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며 “신약 개발 범위나 기술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바이오 등 관련 기업과 협업은 필수”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에서 종업원 수 50명 이하 기업은 전체 절반이 넘는다. 중소기업이 대부분 이다보니 독자 기술력을 갖고도 시간, 비용 등 환경적 제약이 커 성장에 한계가 있다. 개발, 영업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와 협업은 시너지가 크다. 제약사 역시 신약 후보물질 발굴 창구로 바이오 기업과 협업을 기대한다.
바이오 업계는 제약사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가속화됨에 따라 바이오 벤처 가치도 재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올해 초 한미약품을 필두로 바이오 업계가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이 산업 성장을 촉진한다”며 “새로운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의 사례가 발굴돼 바이오산업이 함께 커나가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