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계속된 애플 아이폰의 성장 신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이폰 판매가 처음으로 감소하면서 애플의 실적 하락을 부추겼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해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 체제가 시험대에 올랐다.
26일(현지시각) 애플은 올해 1분기(애플 회계연도 기준 2분기) 매출 505억6000만달러(약 58조1187억원)와 순이익 105억2000만달러(12조927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에서 전망한 예상치 평균인 519억7000만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애플은 2015년 1분기에는 매출 580억달러(66조6710억원), 순이익 136억달러(15조6332억원)를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12.8%, 순이익 22.5% 각각 감소했다.
실적 둔화 원인은 아이폰 판매 부진이다. 애플은 올해 1분기에 총 512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6110만대)보다 1000만대가량(16%) 감소한 실적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에는 아이폰을 사상 최대인 7480만대 판매했다. 분기 판매량이 감소한 것은 2007년 첫 출시 이후 처음이다. 애플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65%여서 수요 둔화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9% 감소한 1025만대, 개인용 컴퓨터인 맥(Mac)은 12% 감소한 403만대 각각 판매됐다. 그러나 손목시계형 단말기 애플워치와 애플TV 등 기타 매출은 30% 증가했다. 아이튠스, 앱스토어 등 소프트웨어(SW) 서비스 매출도 20% 증가하는 등 호조세를 유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역풍에도 우리 팀이 실행을 매우 잘했다”면서 “서비스 분야 성장이 지속돼 고무적이다. 우리는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실적 전망도 안갯속이다. 애플은 회계 3분기(4~6월) 매출 전망을 410억~43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1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474억달러였다.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전 26일 오후 뉴욕 나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0.69% 낮은 104.35달러에 마감했다. 실적 발표 후 시장 실망을 반영, 추가로 급락했다. 나스닥 마감 1시간 30분 후 애플 주식은 종가보다 7.90% 낮은 96.11달러에 거래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