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황과 구조조정에도 500대 기업 직원 근속연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 신규채용이 위축된데다 일부업종을 제외하면 구조조정이 지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 통신, 은행 등 구조조정을 거친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 근속연수가 고르게 높아져 향후 기업들의 인적 구조조정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연도별 사업보고서 비교가 가능한 322개 기업 직원 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0.5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 11.1년에서 2014년 11.3년, 2015년 11.6년으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고용 인원이 4500여명 가량(-0.4%) 감소한 30대그룹 직원 근속연수도 2013년 10.5년에서 지난해 11.0년으로 3년새 0.5년 늘었다.
업종별로는 공기업 근속연수가 16.1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자동차·부품(16.0년), 통신(15.8년), 은행(15.0년), 철강 (14.7년) 순으로 조사됐다.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업종은 지주사로 3.6년에 불과했다. 이어 유통(6.3년), 생활용품(6.5년), 제약(7.5년), 상사(7.8년) 등의 순이었다.
최근 3년간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업종은 1.2년 증가한 IT전기전자였다. 2013년 8.7년에서 2014년 9.2년, 2015년 9.9년으로 꾸준히 길어졌다. 이어 서비스업이 0.9년 늘었고, 증권 0.8년, 여신금융과 유통이 각각 0.7년, 자동차·부품, 보험, 건설 및 건자재가 각각 0.6년씩 늘었다.
반대로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3년간 1.3년 감소한 통신업이었다. 2013년 17.1년으로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길었지만, 2014년 15.4년으로 크게 줄었고, 2015년에는 15.8년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별로는 단일기업인 대우조선해양 근속연수가 16.8년으로 가장 길었다. 이어 KT&G로 16.5년, 현대중공업 15.8년, 현대자동차 15.6년 순이다.
근속연수가 가장 짧은 그룹은 신세계로 2015년 5.3년에 그쳤다. 현대백화점(5.7년), CJ(6.7년), 효성(7.0년), 하림(7.5년) 순으로 근속연수가 짧았다.
근속연수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1.7년 늘어난 대우건설이었고, 가장 많이 줄어든 그룹은 KT로 최근 3년간 1.6년 감소했다.
개별기업으로는 한국프랜지공업이 22.3년으로 가장 길었다. 한국철강(20.3년), 여천NCC(19.8년), 기아자동차·대한유화(19.6년), 조선내화(19.5년) 등도 20년에 육박했다.
성별로는 남성 근속연수가 2015년 기준 12.7년으로 여성의 8.0년에 비해 5년 가까이 길었다. 다만 여성 근속연수는 2013년 7.3년에서 0.7년 늘어난데 비해 남성은 12.4년에서 0.4년 느는데 그쳐 여성의 근속연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