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현상 유지로 정책 방향을 잡으면서 요금인하 카드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통신비 인하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20% 요금할인율, 33만원 지원금 상한 등을 그대로 두고서도 통신비를 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위적 요금 인하보다는 `생산적 경쟁`을 장려하는 정책이 유력할 전망이다. 사각지대에 방치된 중소 유통점의 생존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두 부처는 단통법을 크게 수정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0% 선택약정 요금할인율 수정은 당분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33만원인 지원금 상한도 동결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6월까지 고민한다는 방침이지만 상향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정책 방침을 언급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미국 등 세계 추세로 보더라도 보조금 경쟁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실질 가계통신비 완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관심은 통신비 인하 정책에 집중된다. 총선에서 승리한 야권과 시민사회단체에서 통신비 추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기본료 1만원 폐지 등이 거론된다. 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은 통신비 인하 논쟁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LG유플러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17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은 33.9% 증가했다. 통신 3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인위의 과격한 통신비 인하 카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본료 1만원을 내리면 통신 3사는 연간 7조원 이상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적자 전환은 물론 종량제 도입으로 통신비가 오히려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5세대(G) 이동통신 투자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는 통신사 간 `생산적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단통법이 `소모적 경쟁`을 퇴출시키고 시장 안정화에 기여한 만큼 이 과정에서 절약한 마케팅비 등을 요금 인하로 유도한다는 생각이다. 알뜰폰을 더욱 육성, 시장 활력도 도모한다. 데이터 도매대가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통신업계 안팎에서는 접속료를 인하해 통신원가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기업 이윤 추구와 요금 인하라는 공익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기대를 모은다.
정부는 단통법에서 사각지대로 내몰린 중소 유통점의 생존권 보장 정책도 마련한다. 다음 달부터 통신사 직영점은 모든 일요일 영업이 금지된다. 이 밖에 정부, 통신사, 중소유통점이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단통법 시행 이후 중소유통점은 1000개 이상 감소하면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