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짜리 초소형 칩으로 스스로 질병을 진단하고 처방까지 가능해졌다.
27일(현지시각) CNN은 크리스 투머주 영국 엠페리얼 칼리지 런던 전기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랩 온 어 칩(Lab on a chip)`을 소개했다.
이 칩은 `칩 위에 있는 실험실`이라는 의미처럼 기존 실험실에서나 가능하던 분석 기능을 칩 하나에 담았다.
사용자는 침이나 피와 같은 유전자 정보를 실리콘으로 감싼 칩에 저장하면 된다. 칩을 이동식 저장장치로 컴퓨터와 연결하면 결과를 알 수 있다. 20~30분이면 충분하다. 칩에서 생성된 전파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미 특정 질병에 대한 정보가 저장된 칩은 사용자 유전자 정보를 읽어 해당 질병에 걸렸거나 취약하다고 판단되면 수소이온을 발산한다고 투머주 교수는 설명했다. 질병 감염을 의미하는 전파도 내보낸다.
수소이온이나 전파도 생성되지 않았다면 사용자는 해당 질병에 걸리지 않았거나 취약하지도 않다는 의미다.
실험을 마친 사용자가 칩을 폐기하면 유전자 정보가 특정 기관에 저장되거나 제3자에게 팔릴 염려도 없다. 가격은 20달러다.
물론 칩이 알려주는 질병 진단 결과와 처방전이 신뢰성을 보장하는지 검증이 필요하다.
투머주 교수는 “칩의 핵심은 전문가 도움 없이도 스스로 질병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라며 “2종 당뇨 같은 유전병 감염 성향, 특정 약에 대한 효과 여부와 복용량도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칩으로 사용자들은 질병을 피하도록 생활 습관을 바꾸고 미래에 닥칠 건강 위험 요소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투머주 교수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초소형 칩을 여러 차례 개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달팽이관에 이식해 선천적인 청각 장애인 듣기 능력을 높여주는 칩이나 췌장에 부착해 규칙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칩도 투머주 교수 작품이다. 최근에는 의사가 원격에서 환자 맥박과 체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센시움`이라는 패드를 내놓기도 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