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마지막 국회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 국회에 묶여 있는 산업계 숙원 법안의 운명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주도해 온 서비스산업발전법과 노동 4법 등 여야 쟁점 법안 외에도 무쟁점 법안 가운데에는 `알짜배기` 산업 관련법이 수두룩하다.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프리존특별법,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포함한 은행법 개정안, 원격의료 허용법, 빅데이터산업진흥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 개혁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마중물 역할을 할 법안이다. 정작 정쟁에 휘말려 발목이 잡힐 처지에 놓여 있다. 국회가 마지막까지 `대박 덩굴`을 몰라보고 걷어찰 위기 상황이다.
28일 산업계는 다음 달 19일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숙원 법안 통과 촉구에 한목소리를 냈다. 여전히 서로 다른 곳만 보면서 쟁점 법안에 각을 세우고 있어 법 통과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무쟁점 법안까지도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본회의를 두 차례 열어 무쟁점 법안만이라도 먼저 처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있은 것도 이러한 우려감에서 나왔다. ▶관련기사 4면
산업계가 19대 마지막 국회에 요구하는 핵심 법안은 10여개로 압축된다. 새로운 신기술 등장에 따른 규제 완화와 신산업 육성 등이 핵심 내용이다. 우리나라가 직면한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의 원동력 확보에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별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해소 방안을 담은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신성장 산업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드론, 수소자동차와 같은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기술에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 되려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19대 국회에서는 빅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DB)산업 진흥법이 국회 문턱에 놓여 있다. 빅데이터와 DB 시장 모두 매년 20~30% 이상 고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관련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육성을 뒷받침하는 법안은 전무한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법 개정안 통과 여부가 최대 화두다. 은행법 개정안에는 카카오, KT 등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명운이 달려 있다. 현행 은행법의 엄격한 지분 보유 한도 규제로는 혁신성을 갖춘 ICT 기업 등의 적극 참여가 현실상 어렵다. `은산분리 완화`가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의 조기 안착 성공과 추가 인가를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라는 점에서 관련 금융 당국과 업계는 줄기차게 법안 입법을 외치고 있다.
헬스케어·바이오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원격의료 허용 법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게 산업계 입장이다. 글로벌 전자·정보기술(IT) 기업이 이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수년째 국회에서 법안이 계류되면서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낮은 법안 처리율로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아 온 19대 국회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법안 처리를 마무리해 주길 바란다”면서 “여야 당리당략을 떠나 대한민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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