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로 불리던 700㎒ 대역이 주인을 찾는 데 실패했다. 이동통신 3사가 700㎒ 대역에 입찰 하지 않은 것이다.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과 인접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통사는 700㎒ 대역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700㎒ 대역은 전파 도달거리가 길고 회절손실이 적어 전파특성이 우수한 우량 주파수다.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과 철도망, 해양망 등 국가통합망도 700㎒ 대역을 사용한다. 700㎒ 대역 커버리지는 2.1㎓·2.6㎓ 대역보다 4~7배 넓다. 같은 조건이라면 투자비용이 그만큼 적게 든다는 의미다. 경매 최저경쟁가격이 7620억원으로, 2016 주파수 경매대역 중 가장 높게 책정된 것도 이같은 특성을 고려한 결과다.
주파수 자체의 우수한 특성에도 당장 이용가치가 높지 않다는 게 이통사가 외면한 이유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가 700㎒ 대역을 이통 용도로 결정했지만, 구체화한 사례는 전무하다. 초기 이용 단계라 단말과 장비 수급 등 700㎒ 대역 활용을 위한 사실상의 표준화 기반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기술적 검증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통사 관계자는 “700㎒ 주파수와 기존 주파수를 묶는 3CA·4CA를 위해 기술적으로 검증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의 효용 가치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재난망과 연계도 마찬가지다. 이통사 관계자는 “재난망을 운용하더라도, 재난망 용도 700㎒ 대역은 정부로부터 위탁받는 것”이라며 “이통사 자체망과 위탁망을 연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이통사는 모두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굳이 700㎒ 대역 장점을 활용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이통사는 이보다는 도심 지역에서 트래픽을 분산할 수 있는 대역 확보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700㎒ 대역을 경매에 포함시킨 게 적절했냐는 질문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유찰됐지만, 공급 가능 대역은 기회를 주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미래부는 700㎒ 대역을 하반기 주파수 할당계획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부는 오는 11월께 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을 정비한 `K-ICT 스펙트럼 플랜`을 내놓는다.
5세대(5G) 이동통신을 대비한 주파수 공급 계획이다. 700㎒ 주파수 뿐만 아니라 와이브로, 시분할 롱텀에벌루션(LTETDD) 관련 계획이 담길 전망이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