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주파수 경매가 이틀 만에 막을 내렸다. 통신3사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경매전략으로 과열 없이 원하는 주파수 대역을 들고 갔다. 3사 LTE 주파수가 늘면서 주파수 묶음기술을 활용한 `속도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밖 싱거운 결과 `효율성` 초점
2016 주파수 경매는 그야말로 `싱겁게` 끝났다. 50라운드까지 준비했는데 8라운드 만에 끝났다. 하루에 7라운드씩 6~7일은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2011년에는 1.8㎓대역이 과열되면서 83라운드까지 갔고, 2013년에도 50라운드 경매 후 밀봉입찰까지 간 것과 대조적이다. 애초에 과열될 상황이 아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사 관계자는 “경매에 나온 주파수는 주력이 아닌 보조용 주파수”라며 “5G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도한 투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3사가 무리를 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효율성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에 필요하고,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주파수를 확실하게 `찜`한 것이다.
주파수 확보 열망이 가장 컸던 SK텔레콤은 2.6㎓ 대역 D·E 블록을 모두 가져가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 대역은 우선 다른 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같은 광대역인 700㎒ 대역에 비해 1000억원 이상 저렴하다. 700㎒ 대역보다 장비 수급상황도 좋다. 글로벌 LTE 공통대역이다. 더욱이 D와 E 블록을 동시에 가져가는 통신사는 E블록 투자의무가 반으로 경감된다.
KT는 1.8㎓ 대역 20㎒폭을 확보했다. KT로서는 최적의 결과를 얻었다. 기존 35㎒폭과 연계해 초광대역 활용이 가능하다. 망 구축 의무도 적다. KT는 2.1㎓나 2.6㎓, 700㎒ 대역 등 확보 가능성이 낮거나 효율성이 떨어지는 대역을 과감히 포기하고 핵심 대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했고,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KT는 자료를 내고 “1.8㎓ 인접대역 확보로 국내 최초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즉시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KT 고객은 쓰던 휴대폰 그대로 1.8㎓ 대역에서 즉시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논란의 2.1㎓ 대역`을 최저경쟁 가격에 가져갔다. 사실상 `무혈입성`이나 마찬가지다. 이 대역은 당초 3사 모두 인접대역과 붙여 광대역 또는 초광대역화가 가능해 접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망구축 의무가 과도하고, 재할당 대가가 경매가와 연동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LG유플러스가 단독입찰 했다. LG유플러스로서는 적정 가격에 추가 광대역을 확보한 점에서 기분이 나쁠 이유가 없다.
700㎒ 대역이 유찰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와 치열한 논쟁 끝에 이동통신용으로 분배한 주파수를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정부는 700㎒ 대역 활용 방안을 고민하기로 했다.
◇LTE 주파수 증가…치열한 `속도전` 펼쳐질 듯
이번 경매로 통신3사 LTE주파수 보유량이 변했다. SK텔레콤은 95㎒에서 135㎒폭으로, KT는 85㎒에서 105㎒폭으로, LG유플러스는 80㎒에서 100㎒폭으로 각각 늘었다. 3사 가입자 규모를 보면 특별히 어느 사업자가 많거나 적다고 말하기 어렵다. 관건은 주파수집성(CA)이다. 3사가 어디까지 CA를 하느냐에 따라 속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파수가 많아진 만큼 다양한 묶음 옵션이 가능해졌다.
KT는 1.8㎓ 대역에서 기존 35㎒폭과 신규 20㎒폭을 합쳐 55㎒폭 초광대역 전국망 LTE 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광대역 주파수가 하나뿐인 KT는 초광대역 주파수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KT는 “1.8㎓ 대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LTE 주파수”라며 “초광대역 LTE를 제공함으로써 고객 체감품질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듀얼 광대역`을 강조했다. `숙원`이던 광대역 두 개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2.1㎓ 대역에서 기존 20㎒폭과 묶어 연말부터 광대역 서비스가 가능하다. 2.6㎓ 대역에 이어 두 번째 광대역이 생긴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듀얼 광대역과 협대역 한 개를 묶으면 최고속도 375Mbps의 3밴드 CA가 가능하다”며 “초광대역 서비스를 통해 고화질 모바일 UHD TV, 가상현실(VR) 등의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광대역 두 개와 협대역 세 개를 확보했다. 이 주파수를 모두 묶으면 이론적으로는 525Mbps 속도가 나온다. 회사 전략에 따라 조합이 달라질 수 있다. 단말기만 뒷받침해준다면 3사 중에서 가장 빠른 서비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가 많아지면서 더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해졌다”며 “모바일 고용량 콘텐츠가 많아진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CA 조합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