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메디시티` 도약 경쟁 치열

의료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뜨겁다.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의료·바이오 핵심 시설 유치는 물론 관광산업과 연계하는 `첨단 메디시티`로 재탄생한다는 계획이다.

2일 지자체에 따르면 인천시, 성남시는 국내 의료산업 메카를 목표로 관련 기업 유치와 정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시는 의료산업을 중심으로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지구와 낙후지역을 의료복합단지로 우선 재개발한다. 지역 주민에게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료관광 인프라를 신규 먹거리로 육성한다.

계산종합의료단지 조감도
계산종합의료단지 조감도

인천 계양구에 구축하는 계산종합의료단지는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요양병원단지다. 총 1062억원이 투입돼 종합병원 170병상과 요양병원 690병상을 갖춘다. 이르면 2018년 완공된다. 인천 주안동 일대 노후 지역을 정비, 800병상 규모의 종합의료복합단지도 착공을 앞뒀다.

인천자유구역청은 청라국제도시에 의료복합타운을 구축한다. 차병원그룹과 토지 공급 및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등을 논의하고 있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최대 1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차병원 주도로 진료과목별 전문 병원을 유치하고, 교육·임상 연구 시설도 들어선다.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추진하는 융·복합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도 속도를 낸다. 지난해 말 기관, 여행사, 항공사, 학계, 정부기관 등 각계 전문가 17명이 참여해 협의체도 구성했다. 송도, 청라국제도시, 영종도, 강화도 등지를 클러스터로 구축해 `메디시티`로 이미지를 제고한다. 현재 환승의료관광 상품 개발,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관광 보험 상품 활성화 등을 중심으로 세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혁신파크 전경.
분당서울대병원과 헬스케어혁신파크 전경.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알려진 성남시도 `메디시티`로의 재도약을 선언했다. 수준 높은 의료기관 및 관련 기업이 밀집된 장점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성남시는 분당서울대병원이 30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헬스케어혁신파크가 위치해 있다. 의료·바이오 연구원과 기업 등이 입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차바이오컴플렉스`는 줄기세포연구소, 유전체연구소, 의생명연구소, 동물실험센터 등 의료·바이오 연구개발(R&D) 역량이 집결됐다. 올해 안에 차병원그룹과 논의해 줄기세포연구·치료 시설을 구축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성남 분당구 보건소 부지에 국제줄기세포 전문 치료 병원과 연구센터, 국제임상시험센터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시가 보유한 정보기술(IT) 역량도 파악해 의료·바이오 영역과 결합하는 방안도 고민한다.

의료관광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해 병원, 기업 등 22개 기관이 참여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최근 분당자생한방병원, 바른세상병원 등 7개 기관이 추가됐다. 의료관광 상품 개발도 착수한다.

성남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보유한 자원은 제한된 가운데 유일하게 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게 의료·바이오 영역”이라면서 “현재 판교테크노밸리 내 바이오 기업을 활용, 첨단 의료복합 도시로 거듭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과 성남을 비롯해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는 충북 청주시 오송 및 대구, 의료관광이 활성화된 부산도 의료산업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는다. 부가가치가 높은 데다 보건의료 수요는 지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앞다퉈 의료복합단지 구축을 천명하면서 차별성이 적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산업과 연계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지자체가 의료산업을 핵심 기치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인·허가 등 행정 절차만 지원할 뿐 제대로 된 투자는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육성 의지에 맞는 투자와 차별화 요소를 발굴하지 못하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