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주파수 경매]흥행참패...예고된 시나리오

주파수 경매가 예상보다 빠른 이틀 차인 2일차에 종료된 건 예상됐던 시나리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매에 앞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동통신사 내심은 달랐다는 게 드러났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2016 주파수 경매는 애초부터 경쟁과열이 불가능했다”고 털어놨다. 이통사가 직면한 환경이 주파수 확보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동통신 매출이 정체되는 등 시장 전체가 침체라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이통사 관계자는 “당장의 정체보다 심각한 건 네트워크 투자로 인한 미래 기대효과가 낮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더라도 투자 회수에 확신이 있다면 주파수 확보에 필요한 비용을 아낄 이유가 없지만,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LTE 주파수를 늘리더라도 매출 증가를 기대하는 게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2016 주파수 경매 최저 경쟁 가격이 높다는 점과 이전보다 강화된 투자 의무 등도 이통사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2016 주파수 경매 방안이 발표되자 이통3사는 예외없이 최저 경쟁 가격과 투자 의무가 부담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2016 주파수 경매가 역대 3번째 LTE 주파수 경매라는 사실도 저조한 흥행 이유로 손꼽힌다.

2011년 주파수 경매는 LTE를 위한 주파수 확보 전초전이었고, 2013년 주파수 경매는 보충 혹은 보완 의미가 있었다는 게 이통사 중론이다. 초기 확보와 보충·보완에 이은 3번째라, 흥행 요소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앞서 2차례 주파수 경매를 경험한 이통사 학습효과가 드러났다는 해석도 있다. 과거 2차례 경매 당시 경쟁자 견제가 횡행했지만, 올해에는 이통 3사가 견제 등 경쟁보다는 필요로 하는 주파수를 확보하는 실리전을 구사했다는 것이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