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주파수 경매]이통사 주파수 수장 “합리적 선택과 결과 만족”

“최선을 다해서 합리적 판단과 선택을 했고 결과가 좋게 나와서 만족한다.”

주파수 경매를 끝난 이동통신 3사 임원은 경매 결과에 대해서 만족해했다. 최초 수립했던 전략대로 순조롭게 경매가 진행했고 원하는 대역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새롭게 얻은 주파수를 활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일이다. 경매로 확보한 주파수 대역은 소프트웨어(SW) 업그레이드나 장비 설치가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임형도 SK텔레콤 실장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임형도 SK텔레콤 실장

◇SK텔레콤, 2.1㎓보다 2.6㎓ 확보가 유리

지난해 말 주파수 경매 계획이 수립되기 전 이통사 사이에서 가장 뜨겁게 거론됐던 대역은 2.1㎓다. SK텔레콤이 40㎒를, KT와 LG유플러스가 20㎒를 LTE 용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SK텔레콤과 KT가 사용하는 대역이 2016년 말 사용 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에 모두 경매, 부분 경매, 모두 재할당을 두고 이통 3사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정부가 부분 재할당을 고려하던 대역은 SK텔레콤이 쓰는 40㎒ 중 20㎒였다.

SK텔레콤은 모든 대역을 경매에 내놓든지 아니면 모두 재할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모두 재할당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며 경매를 강조했다. 결국 2.1㎓에서 SK텔레콤이 쓰는 20MHz폭이 경매로 나왔다.

SK텔레콤은 당초 2.1㎓ 기존 대역을 재할당 받는 것 외에도 광대역 하나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2.1㎓ 재할당 대역이 경매가와 연동되는 것으로 확정되자 2.6㎓에서 광대역과 협대역을 얻는 게 가장 비용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임형도 SK텔레콤 실장은 “이번 주파수 경매를 통해 글로벌 LTE 공통대역인 2.6㎓ 60㎒ 폭을 확보해 경쟁사 대비 주파수 부족을 일거에 해소했고, 이를 통해 압도적인 LTE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위당 가장 경제적인 가격에 주파수를 확보해 투자 효율성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4밴드 CA는 물론 VR 등 미디어 관련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 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최영석 KT 상무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최영석 KT 상무

◇KT, 여러 대역 고민 끝에 1.8㎓ 선택

KT는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1.8㎓ 20㎒ 협대역을 선택했다. 다른 대역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6㎓에서 경매를 벌였고 2.1㎓도 검토했다. 하지만 결국 1.8㎓를 선택했다.

KT는 800㎒(10㎒폭)와 900㎒(20㎒폭), 2.1㎓(20㎒폭), 1.8㎓(35㎒폭)을 LTE 주파수로 사용한다. 그 중 전국망으로 쓰는 게 바로 1.8㎓다. KT가 1.8㎓ 협대역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영석 KT 상무는 “KT는 1.8㎓ LTE 광대역망을 전국망으로 사용한다”며 “이 대역을 이제 더 넓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 깔려 있는 게 아니라 전국에 가장 많이 깔려 있는 고속도로를 넓히는 게 서비스 측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KT는 1.8㎓ 20㎒ 폭을 4513억원에 낙찰을 받았다. 2.6㎓ 광대역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지만 최저경쟁가격에서 차이가 난다. 가격과 효율성, 향후 운영성 측면을 고려하면 1.8㎓는 최적의 선택이었다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최 상무는 “KT는 이미 1.8㎓ 대역을 전국 광대역망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 노하우 면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된다”며 “연차별 투자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이통 3사 주파수 담당 임원은 경매가 순조롭게 끝난 점에 대해서 만족해 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

◇LG유플러스, 주파수 운영효율 측면 성과 커

LG유플러스는 당초 경매가가 1조원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던 2.1㎓ 대역을 최저경쟁가격인 3816억원에 가져갔다. 경쟁사가 입찰을 하지 않으면서 무혈입성했다. 이전부터 LG유플러스가 바라던 바가 이뤄진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이 대역 추가 광대역 확보로 듀얼 광대역+협대역을 통한 5배 빠른 LTE(375Mbps)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다중한테나와 주파수집성(CA) 기술로 기가급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그동안 제공했던 모바일 초고화질(UHD)과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2.1㎓ 대역 20㎒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망 구축 의무에 따라 기본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기지국을 제외하면 SW 업그레이드로 손쉽게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2.1㎓는 손쉽게 광대역화가 가능하고 2.6㎓에서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 중인 점을 고려하면 2.1㎓가 최적의 선택”이라며 “광대역 2개와 협대역 1개를 보유하게 됐기 때문에 운영과 서비스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번 경매는 우리뿐만 아니라 경쟁사 모두 합리적 판단에 의해 잘 마무리된 것 같다”며 “이제 소위 기가급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를 개발해서 내놓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