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주파수 경매를 이해하려면 지난해 7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주파수 소위원회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에 30㎒폭, 이동통신에 40㎒폭을 분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천신만고 끝에 국제조화 원칙에 따라 700㎒ 대역을 이동통신에 분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전국민 대다수가 유선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나라에서 방송용으로 주파수를 분배한 것에 대해 `주파수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분배한 700㎒ 대역이 이번 경매에서 유찰되면서 정부는 요즘 말로 `의문의 1패`를 당했다.
지난 1월 말 제4이동통신이 또다시 무산되면서 경매 후보 가운데 2.5㎓ 대역이 탈락하고 2.6㎓ 대역이 확정됐다.
3월 초와 4월 초까지 한 달여에 걸친 주파수 경매계획 확정 과정은 치열한 논쟁의 시간이었다. 가장 큰 논란은 2.1㎓ 재할당 대가를 경매가와 연동한다는 것이었다. 2.1㎓ 대역에서는 원칙적으로 100㎒폭이 경매 대상이었다. 이 중 SK텔레콤과 KT가 각 60㎒폭, 40㎒폭을 사용하고 있었다. 정부는 기존 사용자 편의를 감안해 SK텔레콤 20㎒폭만 경매하기로 하고 나머지 80㎒폭은 기존 사업자에 재할당하기로 했다. 정부가 재할당 가격을 경매가에 연동시키기로 하자 논쟁이 벌어졌다. 이렇게 하면 재할당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한 SK텔레콤과 KT는 경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단독 입찰하며 우려가 현실이 됐다.
과도한 투자의무와 비싼 최저경매가격도 도마에 올랐다. 통신사는 과거 5년 간 30%였던 것이 4년 간 65%인 것은 지나친 부담이라며 반발했다. 최저경매가격 역시 비싸다며 더 낮춰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투자의무를 일부 경감해주는 선에서 타협했다. 2.1㎓ 대역에 통신사들이 열의를 보이지 않은 이유가 과도한 투자의무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 선택이 옳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통신업계에서 나온다.
<2016 주파수 경매 경과>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