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전자현미경 등 장비 개발에서 노벨상이 많이 나오는데, 우리나라는 장비 개발연구가 취약합니다. 전체 연구장비의 70%, 그 중 과학연구 장비 95% 이상은 수입이라고 보면 됩니다. 분석기술과 국산 장비개발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광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원장은 3일 서울 종로구 한식당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기 내 국내 연구장비 산업 육성 선도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이를 위해 첨단연구장비 개발과 실용화 지원사업을 2015년부터 해오고 있다. 올 초에는 분석기술·장비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상반기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발표할 과학연구장비 개발과 보급촉진법 마련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연구장비 국산화 마스터 플랜 수립을 지원한다.
이 원장은 “대부분 외산 장비를 쓰고 있어 국내 연구장비 산업생태계가 매우 취약하다”며 “국산 장비가 개발돼야 과학을 선도할 수 있는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범용 장비는 줄이고 세계 첨단 수준의 대형 선도 장비 위주로 마련하려 한다”며 “그 예가 바이오융합분야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7 테슬라 MRI`와 `생물전용 초고전압 투과 전자현미경(Bio-HVEM)`으로 이들 기기는 국내에서 우리 기관만 갖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장비는 기존에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해준다. 예를 들면 머릿속을 보지 못하다 MRI로 기존에 인간의 눈으로 보지 못했던 혈관 등을 볼 수 있게 됐다. 전자현미경 개발로 물질의 원자 단위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노벨상 20~30%는 장비 개발에서 나온다.
이 원장은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로 장기 연구가 힘들어 장비 개발이 힘든데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는게 필요하다”며 “일본도 과거에 장비 개발 회사인 제온 등이 도산직전까지 갔지만, 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원하면서 세계적 회사로 우뚝 서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이 원장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개원 이래 처음으로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선임 본부장, 부원장을 거쳐 원장에 올랐다. 임기는 3년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