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4개를 주파수집성(CA) 기술로 묶어 속도를 높이는 `4밴드 LTE-A`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다. 주파수 경매가 종료되면서 최대 속도 375Mbps인 5배 빠른 LTE는 물론 450Mbps를 제공하는 6배 빠른 LTE도 지원할 기반이 갖춰졌다. 아직까지 3밴드 LTE-A를 상용화한 나라도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이동통신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4분기 초 이동통신사에 4밴드 LTE-A가 가능한 기지국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한다. 해당 SW는 다운링크 기준 10㎒폭 3개와 20㎒폭 1개를 묶는 SW, 10㎒폭 2개와 20㎒폭 2개를 묶는 SW 두 종류다.
LTE는 다운링크 기준 주파수 10㎒폭당 75Mbps 속도를 낸다. 주파수 폭이 20㎒면 150Mbps, 30㎒면 225Mbps 속도를 각각 낼 수 있다. 현재 이통사가 제공하는 3밴드 LTE-A는 20㎒폭 1개와 10㎒폭 2개를 묶어 총 40㎒폭 주파수에서 최대 속도 300Mbps를 제공한다. 4배 빠른 LTE다.
4밴드 LTE-A 서비스가 예상되는 곳은 SK텔레콤과 KT다. KT는 1.8㎓에서 20㎒를 낙찰 받았다. 다운링크 기준 900㎒ 10㎒폭, 2.1㎓ 10㎒폭, 1.8㎓ 20㎒폭과 10㎒폭을 묶는 4밴드 LTE-A를 제공할 계획이다. 1.8㎓ 주파수는 동일 대역에 붙어 있지만 규격 상 인트라밴드(intra band) CA 기술로 20㎒와 10㎒를 묶는다.
KT 4밴드 LTE-A는 다운링크 기준 총량이 50㎒폭으로 375Mbps 속도를 낼 수 있다. 5배 빠른 LTE다. 20㎒폭 2개와 10㎒폭 1개로 3밴드 LTE-A를 제공할 계획인 LG유플러스와 속도가 같다. 단 주파수 4개를 묶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장 많은 주파수를 확보한 SK텔레콤은 이보다 빠른 속도 제공이 가능해졌다. 보유한 LTE 주파수 총량이 135㎒이기 때문에 이론상으로 내려받기 기준 70㎒ 폭에서 최고 525Mbps(7배 빠른 LTE) 속도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장비업체가 제공할 기지국 SW가 우선 450Mbps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서비스를 먼저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450Mbps는 1GB 고화질(HD) 영화 한 편을 약 18초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속도다. 여기에 속도를 33% 늘려 주는 256쾀(QAM)이나 다중안테나 기술을 적용하면 속도가 배가된다.
관건은 단말 지원 시점이다. LG유플러스가 3밴드 LTE-A로 제공할 375Mbps 서비스는 G5와 갤럭시S7·S7 엣지가 지원한다. LG유플러스가 12월 2.1㎓ 대역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고 기지국 SW를 업그레이드하면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에 4밴드 LTE-A는 무선신호 처리 경로(RF path)가 늘어나고 속도에 따른 용량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단말 칩 설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퀄컴이 이를 지원할 칩을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오는 가을이나 내년 초 해당 칩을 탑재한 단말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 관계자는 “3밴드나 4밴드, 5밴드는 기술상 큰 차이가 없다”면서 “하지만 단말 단에서 무선 신호가 느는 데 따른 칩셋 설계를 새로 해야 하고, 성능까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단말 출시 시점이 4밴드 LTE-A 상용화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 4밴드 LTE-A 서비스 전망 (자료:업계 종합)>
안호천 통신방송 전문기자 hcan@etnews.com